이번 대붕기 대회는 고교 3학년 야구선수들이 모교마크를 달고 뛸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무대다. 지난 달 15일 프로 신인지명이 끝난데다 대학진학을 희망하는 선수들도 대부분 진로가 결정된 상태여서 남은 대회에서는 뛰기 힘들다.
이 때문에 대붕기 대회가 맥빠진 야구제전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았다. 예년 경우 프로행이 결정된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부상을 핑계로 출전조차 않는 선수들도 있었기 때문.
그러나 올 대붕기는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대붕기의 이같은 열기는 고 3 선수들의 성실한 플레이에 힘입은 바가 크다. 특히 프로행을 앞둔 선수들의 선전이 눈에 뛴다. 이미 억대의 계약금을 챙겨놓은 이들은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신상에 불이익은 없다. 오로지 마지막 '모교사랑'의 자세로 혼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SK에 함께 입단하는 대구고 투수 윤길현과 동성고 제춘모는 양보없는 '어깨싸움'으로 후회없는 일전을 치렀다. 제춘모는 3실점(자책점)했지만 3회부터 9회까지 11개의 삼진을 잡는 철완을 과시했고 윤길현은 6회 2사후 등판, 9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했다.
10일 삼성과 계약한 신일고 김현수와 공주고 조동찬도 팀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김현수는 11일 대전고전에서 승리투수가 된데 이어 결승홈런 포함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과시했다. 조동찬도 포철공고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과 1득점의 수훈을 세웠다. LG와 SK에 입단예정인 경북고 박영복, 송정훈도 11일 영흥고전에서 화끈한 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삼성과 한화에 각각 입단하는 포철공고 권혁, 유혜정도 팀을 위해 마지막 봉사를 했다.
이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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