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주민 피서문화-송도원·명사십리·몽금포등 하루종일 피서인파 북적

북한에도 피서문화가 있을까?탈북자들은 북한에 피서란 말 자체가 없을 뿐 아니라 남한과 같은 수준의 피서문화도 정착되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무더위를 피해 나름대로 피서를 즐긴다고 전하고 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평양시민들은 주로 시내 수영장을 찾는 반면 바닷가 주민들은 주변 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기며 산간지역에서는 강이나 산을 찾는다.

물론 이같은 피서는 남한처럼 수일간 휴가를 얻어 일가족이 함께 떠나는 것이 아니라 주말이나 평일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식량난 등으로 경제적 여유가 없는데다 특히 여름에는 3개월간의 농촌동원으로 인해 밀린 직장일이나 집안 일도 해야하기 때문에 시간을 내서 피서를 떠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일반 주민들과는 달리 외교관 등 대외부문 종사자나 북송교포, 고위간부 등 극소수 부유층은 비교적 여유롭게 피서를 즐기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서도 바닷가나 강 또는 하천을 낀 지역의 주민들이나 특히 방학을 맞은 학생들에게는 피서철이 연중 제일 신나는 계절이기도 하다.

해마다 피서철이면 유명 해수욕장으로 손꼽히는 동해안의 강원도 송도원과 명사십리, 함경남도의 마전·서호·신포, 서해안의 남포시 와우도, 황남 몽금포, 과일군 룡수포와 진강포 등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역내 청년 학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북한은 한 때 해수욕장에서 수영복 차림의 남녀가 어울리는 것을 자본주의 잔재로 간주, 해수욕장을 남녀 따로 구분해 놓기도 했었다.

또 부유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북한 남자들은 일반 팬티를 입고 여자들은 잘해야 자신이 만든 수영복을 입는 정도다.

그래도 힘든 일상생활을 떠나 남녀가 자유롭게 어울려 해수욕장을 찾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한당국은 평양시민들을 위해 지난 80년대 말부터 해마다 7월말부터 9월 중순까지 일요일에 한해 함남 마전, 강원도 원산, 남포 와우도, 황남 과일군 소재 진강포 등 유명 해수욕장을 연결하는 교통편을 운행하고 있다.

특별 피서열차와 버스는 매주 일요일 오전 4∼6시에 평양을 출발, 해수욕장을 돌아 밤 9시께 평양으로 돌아온다.

북한당국은 특히 유명 해수욕장에 유럽풍의 현대식 숙소을 갖춘 외국인 전용 해수욕장을 따로 조성하고 외국인과 부유층을 상대로 외화벌이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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