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9일 수능시험 시행계획을 확정.공고하면서 연초 발표했던 난이도 기준을 재확인하자 수험생들이 또다시 술렁거리고 있다. 지난해 100점만점 기준 84.2점이던 상위 50% 이상 수험생 평균을 77.5±2.5점 수준으로 어렵게 출제한다는 데 대한 부담 때문. 입시전문가들은 내용을 바로 알고 동요하지 말 것,자신의 실력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대비할 것 등을 당부하고 있다.
◈상위 50% 평균 75~80점 수준
◇난이도 관련 오해 풀기=수능시험은 상대평가라는 사실부터 다시 한번 새겨봐야 한다. 어렵게 출제되든 쉽게 출제되든 응시생 모두에게 똑같은 조건이고, 평가 역시 단순히 몇 점을 받았느냐가 아니라 점수에 따라 일렬로 순위를 매긴다는 것이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난이도 조절이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수험생들이 유념해야 한다. 평가원은 예년과 다름없이 올해도 영역별 예상 난이도를 제시했지만 지난 94년 수능시험이 도입된 이후 영역별 난이도를 목표에 맞춘 경우는 거의 없다. 예를 들어 언어영역의 경우 2000학년도에 너무 어려운 것으로 결과가나자 이듬해에는 극히 쉬워졌다. 한 해 어려웠던 영역의 난이도를 이듬해 조금만 낮추면 너무 쉬워지고, 또 조금 난이도를 올리면 너무 어려워지는 출제의 오류는 계속 반복되고 있다.현재 고3생들의 학력을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수능 난이도가 크게 달라지리란 예측도 있다. 과거에 비해 고3생들의 학력이 크게 떨어진 건 분명한 사실.학력차를 너무 크게 반영하면 수능시험은 쉬워지고, 조금 반영하면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것. 평가원이 얼마나 정확한 분석자료를 갖고 출제에 들어가느냐에 난이도가 달린 셈이다.
평가원의 난이도 목표가 지난해보다 높아졌다고 해도 상위 50% 수험생의 평균 성적이 75~80점 수준이라면 크게 어려운 시험이 아니라는 점도 알아야한다. 이 정도 난이도는 정상적으로 학교 수업을 받은 학생이라면 큰 어려움 없이 풀 수 있는 수준이다. 공연히 긴장하거나 부담감을 갖게 되면 오히려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모의고사가 수준파악 잣대로
◇자신의 수준과 시험 경향에 맞춰 대비=수험생들은 먼저 자신의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여러 시험에서 나타난 자신의 취약 과목과단원을 알고 대비해야 한다는 것. 평균 성적이 아무리 높아도 자신에겐 어려운 영역이 있을 수 있고, 자신의 평균 성적에 비해 유난히 점수가 나오지 않는 부분도 있으므로 이를 보완하는 데 집중적으로 노력해야 한다.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가장 좋은 기준은 모의수능시험. 예년에 출제된 수능 문제는 현 고3생과의 학력 격차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준으로 삼기 어려운만큼 올해 치른 모의수능시험에서 자신의 위치와 수준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것. 경신고 김호원 교감은 "올해 모의수능시험이 대부분 쉽게 출제됐으므로 이보다조금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책을 세우면 될 것"이라고 했다.수험생들의 평균 성적과 체감 난이도를 좌우하는 것은 어렵게 출제되는 한두개 영역이다. 특히 1교시 언어영역은 조금만 어렵게 나와도 전체 시험의 체감 난이도를 높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이번 수능시험에서는 언어영역과 수리탐구Ⅱ가 다소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름방학은 수험생 중요 변수
◇여름을 이기는 자가 최후에 웃는다=학교 관계자들은 수능이 어려워진다는 데 대한 우려보다는 공연히 수험생들이 부담을 가져 공부하던 방식을 바꿀 경우의 부작용을 더 걱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부를 얕게 해 왔기 때문에 방학 동안 심도 있게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긴 하지만, 중.하위권 수험생들까지 어려운 문제를 붙잡고 매달릴 필요는 없다.
이번 여름방학은 수험생들에게 마지막 변수가 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우선 교과서를 정독하며 잘 정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기본 개념과 원리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문제풀이를 아무리 많이해도 점수가 오르지 않는다. 국어, 사회, 과학 교과서는 반드시 정리해 두고, 기본 개념이 정리되면 쉬운 문제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난이도높은 문제로 넘어가는 게 바람직하다.2학기 수시모집에 대비하는 것도 일종의 수능시험 준비가 된다. 수시모집의 주요 변수인 심층면접에 대비하려면 영어, 수학, 과학 등에 대한심화학습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여름방학 동안 영어를 깊이 있게 준비하되 자연계 수험생들은 수학과 과학 과목난이도를 높여 공부하면 수시모집과 수능에 함께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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