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여개 소국역사 통해 포괄적 가야사 재구성

영남지역 사학자, 고고학자들이 주축이 돼 국내 최초로 가야 각국의 구체적 역사상을 재구성한 연구성과들이 책으로 묶여져 나왔다.

가야사 정책연구위원회(위원장 정징원 부산대 교수)와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가 지난해 10월 가야사 학술심포지엄을 통해 논의했던 가야사 연구 논문들을 '가야 각국사의 재구성'이라는 이름으로 펴낸 것. 이 심포지엄은 이전까지 가야제국 전체를 포괄해 논의해온 가야사 연구를 한 단계 진전시키기 위한 자리로 가야제국 내부의 개별 소국들에 대해 역사학과 고고학의 입장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했고, 그 결과 8편의 논문과 함께 주보돈(경북대) 노중국(계명대)교수 등이 토론에 참여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했다.

'가야 각국사의 재구성'(혜안 펴냄)은 가야제국을 구성하는 12~15개 소국들 중 중심이 되었던 김해 금관가야, 고령 대가야, 함안 아라가야에 대한 논문을 비롯 합천의 다라국, 고성의 고자국에 관한 연구성과를 담았다. 특히 심포지엄에서 쟁점이 된 문제들 중 가야연맹, 가야연맹체라는 개념에 대한 문제들이 눈에 띈다. 가야 각 소국간의 관계면에서 가야사=연맹사로 파악하는 입장(김태식 홍익대 교수)과 사회발전 단계에서 지역연맹으로 보는 입장(백승충 부산대 교수), 국가에 근접한 단계로 보는 입장(이희준 경북대 교수) 등 각 주장의 논점들을 명확하게 드러내 비교하고 있다.

또 가야사의 시대구분문제에서 가야사 사상 큰 전환기를 부여세력의 남하, 북방계 문물의 출현, 낙랑.대방과의 교역변화시기인 서기 300년으로 보고 전기와 후기로 구분했던 입장(김정학.신경철)과 고구려 광개토왕의 가야정벌과 그 결과 가락국의 해체시기인 400년대 초기 획기적 전환기라는 입장(김태식)들과 그 근거들을 살펴보고 토론했다.

이번 연구성과들은 한국의 가야사 연구 수준을 점검하고 한국고대사의 큰 구멍으로 남아 있는 가야사를 각각의 소국들의 구체적인 역사상을 통해 재구성하려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가야사 정책연구위원회는 1980년대 이후 축적되어온 가야사 분야의 연구성과를 종합하고 정리해 가야사 연구를 진작시키는 한편 가야지역의 각종 문화유산을 연구자와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모임이다. 동국대 사학과 이기동 교수, 경북대 고고인류학과 박천수 교수, 신경철 부산대 고고학과 교수 등 9명의 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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