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생 중활 기대 못미쳤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농활(농촌활동) 대신 중활(중소기업활동)!'이란 구호로 관심을 끌었던 중소기업청의 대학생 중소기업체험활동이 막상 뚜껑을 열자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한산하게 진행되고 있다.

16일 대구경북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이번 중활에 대구경북에서 4천명의 대학생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신청자는 1천명이었고 그나마 현재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대학생은 230명에 불과하다.

중기청은 당초 전국 300명, 대구경북 50명 규모로 중활을 시범실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상부 결재와 대학교 예비신청을 받는 과정에서 전국 3천명, 대구경북 500명 규모로 확대됐다.

대구경북의 경우 각 대학이 중기청에 낸 예상신청자 규모는 무려 4천명. 그러나 직접 대학생들로부터 신청을 받은 결과는 1천명에 지나지 않았다.

여기에 실제 참여자는 턱없이 적었다. 현재 중활로 일하고 있는 대학생은 30여 업체의 230명 정도. 신청자 70% 이상이 현장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대학생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정보통신분야. 중활 중인 이들 대부분도 정보통신업체에서 일하거나 일반업체이더라도 정보통신업무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대학생을 희망한 업체의 일자리는 700개나 됐지만 이중 정보통신업체는 많지 않고 생산현장 보조근무 위주인 기계업체 및 전기전자업체가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대학생들의 이상과 기업의 현실에는 갭이 컸다는 얘기다.

일정액의 수당과 학점을 준다는 유인책도 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월 40만~50만원의 수당으로 대학생을 쓰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 학점도 전문대학만 거의 인정할 뿐 4년제 대학들의 60%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대구경북중기청 관계자는 말했다.

중활로 보람을 찾는 대학생과 재미를 보는 기업도 있다.

지난달 21일 대구경북에선 가장 먼저 대학생을 받은 대구성서산업단지 내 철강철선제조업체 유림산업. 경북대학생 2명에게서 사내 전산망 구축과 수출업무 도움을 받고 있다. 기간은 다음달 8일까지 7주.

유호청 과장은 "대학생의 젊은 시각과 능력이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이런저런 사정으로 미뤄왔던 업무를 이들이 검토해주고 있어 효율적"이라고 말했고 대학생들은 "중소기업 현장을 피부로 느낄 수 있고 업무도 전공을 살린 것이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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