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IOC 신임위원장 로게, 김운용 패배

김운용(70) 대한체육회장이 16일 오후(한국시간) 모스크바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 제8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선거에서 유색인종 최초로 위원장에 도전했으나 구미 연합세력의 지지를 얻은 자크 로게(59.벨기에)에게 패했다.

로게는 1차투표에서 46표로 과반수 득표에 실패했으나 2차투표에서 59표로 과반수(56표)를 넘어서며 당선을 확정지었다. 2차투표에서 로게는 1차 최소득표자로 탈락한 미국의 아니타 디프란츠와 팔 슈미트(헝가리)의 지지표를 13표 흡수했다.

김 회장은 1차투표에서 21표로 2위를 차지한데 이어 2차투표에서도 단 2표를 늘리는데 그치며 2위에 머물렀다.

당초 로게와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김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IOC의 '인종주의'벽을 넘지 못하고 패배함으로T써 국내외에서 그의 위상이 거센 도전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회장에 비해 IOC 경력이 일천한 로게는 백인들이 주류를 이룬 유럽·미국세력과 올림픽의 지나친 상업화를 경계하는 개혁파의 지지를 받았다.

이로써 지금까지 선출된 8명의 IOC 위원장 가운데 에버리 브런디지(미국)를 제외한 7명이 유럽국가에서 선출돼 유럽의 IOC 지배 구도는 상당기간 이어지게 됐다.

앞으로 8년간의 임기와 재선됐을 경우 4년간 추가 임기 등 최고 12년동안 IOC를 이끌게 된 로게 위원장은 "지지해준 동료들에게 감사한다"면서 "IOC의 미래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열심히 일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게 위원장은 또 "모든 경쟁에서 승자와 패자가 있지만 오늘 선거에는 패자가없다"면서 "나와 경쟁한 4명의 위원들은 매우 유능한 분들이기 때문에 힘을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김운용(70) 대한체육회장이 결국 인종의 벽과 자신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뛰어넘지 못하고 낙선의쓴잔을 들었다.

김 회장은 제8대 IOC 위원장 선거에서 자크 로게(벨기에) 유럽국가올림픽연합회 회장에 맞섰지만 아시아계 첫 '세계 스포츠 대통령'이 되기에는 힘이 달렸다.

김 회장의 낙선은 ▲솔트레이크시티 뇌물스캔들에 연루됐던 자신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지 못한데다 ▲사마란치 위원장이 로게를 자신의 노선을 충실히 따를 후계자로 정해 적극 지원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한 ▲선거를 앞두고 IOC위원들에게 활동비를 지급하겠다는 공약도 비판의 빌미를 주는 악재로 작용했으며 ▲베이징이 2008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점도 '두개의 선물'을 아시아에 내줄 수 없다는 견제요소가 됐다.

선거전 김 회장 캠프는 장밋빛 전망에 부풀었던 게 사실.

솔트레이크시티 뇌물스캔들과 관련, 김 회장에게 부정적 자세로 일관해온 미국의 샌디 볼드윈 미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지지를 표명했고 IOC내 일각에서도 유럽의 독주를 끝내야한다는 여론이 조성됐다. 아시아(21표) 및 아프리카(15표)의 고정표에 미주(24표)의 지지를 확보, 내심 당선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IOC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온 사마란치가 로게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거듭 확인하고 베이징이 2008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서 점차 비관적인 국면으로 몰리게 됐다.

김 회장은 선거를 앞두고 서울에 '사마란치 박물관'을 추진하는 등 20년간 사마란치에게 공을 들이며 '오른팔'로 통했으나 사마란치는 퇴임 후 '수렴첨정'을 보장받았다는 루머 속에서 김 회장을끝내 외면하는 냉정함을 보였다.

특히 베이징의 올림픽 유치는 투표를 앞두고 아시아에 대한 견제심리를 확산시켜 김 회장에게는 결정타로 작용했다.

김 회장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솔트레이크시티 뇌물스캔들에 연루된 김회장이 IOC 위원들에게 활동비를 지급하겠다는 공약도 악재가 됐다.

이밖에 세계 정보를 주름잡고 있는 구미 언론들이 유색인종인 김 회장의 약점만을 부각시키는 등비우호적 태도로 나온 것도 패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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