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봉현면 하촌3리 배리들 마을. 풍기읍에서 히티재 넘어 가다 예천 경계 쯤의 구릉지에 자리 잡은 전형적인 산촌이다. 마을 지형이 벼루처럼 생겼다고 하여 벼루들(연평리·硯坪里)이라고 불리다 어느듯 '배리들'이 됐다.
이 마을에서는 60대는 '청춘'으로 통한다. 마을사람 61명 중 65세 이상 노인이 11명이나, 80세 이상만도 6명이나 되기 때문.
최고령자 허광순(96) 할머니는 17살 때 대구서 시집 와 80여년을 쭉 이 마을에서 살아 왔다고 했다. 귀가 조금 어두울 뿐 지팡이 짚고 마을 다니는 데는 문제가 없다. "깨끗한 물·공기 마시고 큰 욕심 안부리다 보니 이렇게 오래 살게 된 모양"이라고 했다.
조진양 할아버지와 이계순 할머니 부부는 올해 86살 동갑. 16살에 결혼해 70년을 해로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하루라도 들에 나가 논둑 풀을 베거나 일을 하지 않으면 갑갑해 못산다"고 했다. 아들 승태(66)씨가 이 마을 노인회장. "아버지는 겨울이 돼도 스스로 군불을 지필 뿐 딴 사람에게 맡기시지 않는다"며, "식사 전에 반주 2∼3잔을 마시고 쉴 틈 없이 농삿일·집안일 하시는 것이 장수의 비결인 것 같다"고 했다.
김연환(88) 할머니는 요즘도 버스를 타고 영주나 풍기로 장 보러 다닐 정도라고 아들 유시한(66)씨가 전했다. 김대식(83) 할아버지는 "자연 그대로의 흐름을 따라 해 지면 잠자리 들고 해 뜨면 일어나며 항상 노동하면서 욕심없이 살아 가는 것이 이 마을 장수의 비결인 셈"이라고 종합 평가했다.
영주·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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