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회 해태상밑 포도주 좋은일 생기면 자축용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면에 세워진 해태상 밑에서 포도주가 27년째 숙성중인 사실을 아는 이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제53회 제헌절을 맞아 국회의사당 정면에 자리잡은 채 말없이 헌정을 호위하고 있는 좌우 해태상 아래 포도주 100병이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국회사무처와 자민련의 국회소식지 '의정뉴스'에 따르면 지난 75년 태평로에서 여의도로 국회가 이사하면서 당시 해태그룹이 해태상을 무상제공한 뒤 그 밑에 포도주 100병을 묻어놓았다는 것.정주성 국회 시설관리과장은 "국회 주변이 화기(火氣)를 많이 품고 있어 불을 잡아먹는 상상 속의 동물인 해태상을 설립했으며, 추후 남북통일 등 좋은 일이 생기면 자축용으로 쓰자는 의미에서 포도주를 묻어놓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국회소식지 제작에 관여하고 있는 자민련 이종수 총무국장은 이에대해 "포도주는 좌우 해태상 밑에 나눠 묻혀 있는 게 아니라 좌측에만 묻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75년 당시로부터 100년이 지난 뒤인 2075년에 민주주의가 꽃을 피웠을때 포도주를 꺼내들어 자축하자는 의미에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지금까지 27년째 묻혀있는 포도주 100병이 개봉되는 때 과연 갈등과 파행없이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는 국회상을 확립할 수 있을 것인지 여야의원들이 다함께 제헌절을 맞아 되새겨 보아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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