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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학문과 기술

얼마 전 대학사회에서 인문사회과학의 위기에 대해 크게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다. 연구의 구체적인 성과가 눈앞에 바로 드러나지 않기에 학문의 전당이라는대학에서 기초학문이 홀대받아 왔으며 급기야는 위기의식에까지 이른 것이다.

학생들 역시 졸업후의 진로를 생각하여 실용적인 학문을 선호하기에 인문학과 중에는 존폐의 위기에 처한 곳도 있다고 했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그나라의 경제력과 직결되는 현실이기에 IMF 이후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의학도 연구되고 밝혀져야 할 부문이 너무나 많다. 의학은 복잡한 유기체인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응용과학이므로 수학, 물리학,화학 등과 생리학, 생화학, 해부학 등 기초의학의 진보 속도에 따라 발전한다. 이러한 기초과학의 발전 없이는 의학의 발전도 있을 수 없다. 의학자들은기초과학에 근거를 두고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새로운 의학 이론이나 치료법, 획기적인 수술법 등을 개발한다.

그러나 의과대학 내에서도 오래 전부터 이러한 기초학문에 대한 위기가 있어왔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의학자가 되기보다 의사가 되길 원한다.기초의학을 연구하는 것보다 환자를 직접 대하는 의술 쪽을 선호하는 것이다. 학문보다 기술이 더욱 우대 받는 사회현실이 하나의 원인 이 되고 있다고 본다.

내후년에는 전문의학대학원이 설립된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의과대학이 의사 양성소였다면, 다양한 학문적 소양을 갖춘 학생들을 선발하게 되면 의학의 학술적인 면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의학대학원이 기초의학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지만, 대학의 인문사회학부가 또 다른 의과대학 입시장이 되지 않을까 하는노파심이 일기도 한다.

대구가톨릭병원 성형외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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