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억원의 홍보효과가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료 입장권이 100% 매진됐고, 암표도 7만, 8만원에 거래되었습니다. 전국에 행사가 생방송 되고, 모든 신문에도 보도되었습니다. CNN방송의 보도로 볼 때 울산은 이렇게 높은 홍보 효과가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울산 2002월드컵 자문평가위원인 필자는 지난주 목요일 울산시 자문회의에 참석해서 위와 같은 내용과 월드컵 경기장의 자랑 등 토론해야 할 시간을 30분 이상 넘기면서까지 보고를 들었다. 이 때 위원 중 한사람이 항의했다. 설명을 하기 위해 불렀느냐, 자문을 듣기 위해 불렀느냐고. 이 때문에 서둘러 개장 기념행사 및 대륙간컵 추진 결과 보고를 마쳤다.
울산시는 1년전 자문평가위원회를 구성해 놓고 그동안 한번도 회의를 열지 않고 있다가 자화자찬만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이어서 계속된 자문평가회의에서 자문위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칭찬을 들을 줄 알았던 월드컵 기획과 직원들은 당황했다. 교통문제, 교통표지판, 조경, 문화행사, 자원봉사자 운영, 외국인 안내 등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분야는 문제 거리가 한 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국악관현악단이 없는 탓이기도 하겠지만, 빨간 카페트 위의 100여 명의 교향악단 연주에 파바로티와 도밍고의 공연같은 것을 꼭 흉내냈어야 했느냐, 빨간 천을 뒤집어쓴 '생명의 불꽃'이라는 춤은 과연 울산을 위해 어떤 메시지를 세계에 보였다고 생각하느냐…. 한국적이지도 못하고 울산의 이미지를 부각시키지도 못한 내용의 문화행사는 127억 원의 홍보효과는커녕 우리 나라 문화의 이미지에 타격을 준 결정적 실수였다고 나도 한마디했다.
행사 시작하기 훨씬 이전에 열려야 할 자문회의가 행사가 끝난 다음에 개최된 것은 학자들을 기만하고 우롱한 것은 물론, 담당자의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대구시립국악단 지휘자.동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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