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우리 IT산업 不況도 심각하다

신경제(new economy)를 이끌어 온 정보기술(IT)산업의 침체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반도체.LCD(액정표시장치).컴퓨터.모니터 같은 IT기기들의 판매량이급감하면서 선진국 불황의 파도가 한국경제를 위협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D램 생산 세계 3위인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는 18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시의 반도체 공장을 6개월 동안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주요 반도체생산업체 중 문을 닫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니 IT업계 장기불황의 서곡(序曲)을 울린 셈이다. 미국 반도체 1위 업체인 인텔도 올 2/4분기 순이익이 작년동기 대비 무려 94%가 줄었다고 발표, IT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IT산업의 침체는 아시아는 물론 한국경제에 직격탄이다. 대미 IT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 중 싱가포르는 이미 경기 침체에 빠졌고, 대만은 6월중 수출이 전년대비 17%나 격감했다. 특히 이코노미스트지는 "내년 2/4분기까지 미국 IT산업의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전망하고 있어 하반기 중 미국경제 회복에 희망을 걸었던 우리나라는 이제 경제의 틀을 새로 짜야할 형편이다.

IT산업이 퇴조했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적어도 불황국면이 장기화할 것은 확실한 만큼 우리는 이에 대한 탄력적인 대비책을 세워야 할것이다. 먼저 불황이 거듭돼도 고부가화에 투자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차세대 제품을 만들 수있는 기술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미국.일본.대만업체가 이를위해 이미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업계에도 좋은 교훈이 될 것이다.

반도체의 경우 D램 비중은 줄이고 S램 등 통신단말기용 제품비중을 높여 D램 가격 폭락에 따른 위험을 분산하는 것도 시급하다. 무엇보다 당국은구경제(old economy)인 굴뚝산업에 대한 시각을 바꾸어야 한다. 불황 속에서도 자동차.조선 등 일부 제조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을 직시하고 '정보화'에너무 매달려 제조업이 외면당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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