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종교초대석-10년째 아프리카 선교활동 이장식 목사

◈"고희때 용기내 케냐로 갔죠""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다보면 나이도 잊게 됩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10년째 선교와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장식(81.전 한신대 교수)목사는 지난 14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지역 기독교계인사 30여명에게 자신의 선교 경험담을 들려줬다.한신대를 정년퇴임 하고 몇년간 대학 강의를 나가던 그는 지난 92년 70세의 나이에 케냐에서 선교활동을 시작했다. "그 당시 학생들의 데모가 심해 더 이상 강의를 할 마음이 나질 않았죠.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다 케냐로 결정했지만, 처음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나이나 집안 걱정 때문에 한때 주저하기도 했지만 '떠나가라 내가 너를 멀리 이방인에게로 보내리라'라는 성서(사도행전 22장 21절)말씀을 기억하고 마음을 다잡았다는 것. 이 목사와 부인 박동근(70)씨는 케냐 도고토의 동아프라카 장로 신학대학에서 교회사와 기독교교육을 가르치고 있지만, 강의는 그들 생활의 일부분이다. 이들은 케냐 곳곳을 돌아다니며 교회, 유치원, 초등학교 등을 세우는 등 활발한 선교활동을 벌여왔다. 그는 지난 96년에 80여명의 아이들이 수용할 수 있는 유치원을 지었고 지난해 완공한 초교에서 올해 첫 졸업생이 나왔다고 말했다."한국의 교회에서 보내주는 특별헌금과 신도들이 보내주는 성금이 이곳 선교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그는 지난 95년 서울 남성교회가 보내준 2천500만원으로 가난한 주민들이 많은 키암바 지역에 교회를 세웠을 때가 가장 기뻤다고 회고했다. 우리 교민들을 건축위원으로 선임해 공사를 시작했는데, 기공식때 남녀노소 교인들이 찬송을 부르면서 흙을 파고 실어내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도움인지 돈이 필요할 때면 꼭 한국에서 몇백달러가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바닥난 학교 운영자금을 내거나 어려운 아이들의 진학비용에 보태기도 했죠".이 목사는 대구와 인연이 많아 지인이 많다. 계성중학교(5년제)를 졸업한후, 46년 계성중학교 교사, 71년 계명대 교목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대구 동원교회가 보내준 헌금으로 어린이집에 젖소와 새끼소, 돼지를 사줬고, 대봉교회 이창우 장로가 재봉틀을 보내주기도 하는 등 대구지역 신도들의 후원이 컸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더운 곳에서 고생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케냐의 기후가 온화하고 주민들도 선량한데다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생각에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그는 교단(기독교 장로회)에 요청한 후임 선교사가 부임하면 1,2년뒤쯤 귀국할 계획이다.

또렷한 목소리와 활달한 제스처로 케냐 얘기를 들려주던 그는 "그곳 사람들이 비록 가난할지 모르지만, 교회 체계와 운영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면서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을 피선교지로 생각하고 선교사를 파견하는 우리 의식부터 바꿔야 하는 것은 물론, 그곳에서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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