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침체장기화…우려 목소리

광주에 이어 부산 미술계도 내년으로 예정된 국제 비엔날레 준비로 뜨겁지만, 상대적으로 '미술의 도시'로 자부해온 대구에는 침체된 화단을 고무시킬 수 있는 이슈가 전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조직위는 이달초 내년 제4회 광주비엔날레(3월 29일~6월 29일)의 전시주제를 '멈춤(止)'으로 정하고, 130여억원의 예산으로 30여개국에서 작가 150명을 참여시키기로 했다. 또 조직위는 '멈춤', '새로운 지평, 한국분단과 이산', '젊은 시각-자유의 약속', '공공미술 공모전' 등 4개의 프로젝트별로 전시관을 운영키로 결정했다.

부산 미술계는 지난해까지 따로 운영되던 부산청년비엔날레, 부산야외조각전, 부산야외조각심포지엄 등을 통합, 3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 9월 15일부터 11월 17일까지 '제1회 부산비엔날레'를 연다. 조직위는 이달초 전시주제를 '뉴 실크로드-컬처 투 컬처(Culture to Culture)'로 확정하고 캐릭터 개발, 해외작가 초대전 개최, 명예홍보대사 임명 등 대회준비에 부산한 모습이다.

광주·부산의 비엔날레 개최를 착잡한 심정으로 지켜보는 지역 미술인들이 적지 않다.

지난 4월 '2002 부산비엔날레 국제미술학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했던 남인숙(M갤러리 큐레이터)씨는 "당초 무리한 비엔날레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지만, 한덩어리로 뭉쳐 대회준비를 하는 부산미술인들의 열기에 놀랐다"면서 "구심점도 없고 이론적 담론도 없는 지역 미술계의 앞날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태(시공갤러리 디렉터)씨는 "대구는 지금까지 미술인구와 작가들의 역량으로 미뤄 서울에 이어 두번째로 자부해왔지만, 얼마후면 빛이 바랠 것"이라며 "지역 화단의 분위기를 새롭게 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병도 대구미술협회 회장은 "행정기관에 예산을 의존하는 상황에서 대구시의 열악한 재정을 볼때 대규모 행사나 이슈 개발은 불가능한게 현실"이라며 "우선 내년에 착공되는 시립미술관 건립에 힘을 쏟으면서 내실을 다지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나름의 대안을 내놓는 미술인도 있다. '대구 섬유를 미술과 연결시켜 이벤트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남인숙)' '지금까지 대구에서 3차례 연 신인작가 중심의 청년비엔날레를 국제적인 규모로 키우는게 좋다(김호득 영남대교수)'.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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