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섬유, 안경테 등 불황업종과 달리 지역 장갑업체는 대체로 호황이다. 수출은 물론 내수물량조차 없어서 못파는 업체가 상당수다.
장갑제조업체 200여개 가운데 10여개 업체를 제외한 대다수가 가내수공업 수준으로 영세하지만 IMF체제의 혹독한 시련을 거치면서 대대적인'조직슬림화'를 단행, 생산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천일장갑(대구시 달서구 유천동)도 당시 장갑직기 80여대를 매각하는 등 지역 업체가 전체 직기의 30%가량을 중국 등지로 팔았다. 이에 따라지난 98년 이후 직기 매각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물량이 달리는데 반해 단가는 상승, 업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실정.
김원수(63) 천일장갑 대표는 40여년 '장갑인생'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시적 호황에 즐거워하기보다 미래를 준비했다. 더이상 내수시장의 주문량에만 의존할 수도, 저가 대량생산에만 매달릴 수도 없다는 업계환경을 인식하고 급부상하는 '중국의 공세'와 '제2의 IMF' 상황에서도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마련한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일반직기 대신 '정전기방지용' 장갑직기 80대를 도입했다. 앞으로도 특수장갑 직기생산 시스템을 추가로 구축할 방침이다. 일반 장갑이나 반코팅장갑 등 평범한 장갑의 경우 경쟁력이 없을 뿐더러 중국이 쉽게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때문에방전나일론장갑, 매직글러브, 전면도트장갑 등 부가가치가 높고 기술력을 앞세운 제품생산에 주력하고 있다.또 IMF체제를 전후해 기존 내수시장에만 의존하던 관행을 벗고 독일, 프랑스, 미국, 러시아, 폴란드 등지로 수출길도 뚫었다. 이후 매출액은 해마다10%씩 상승곡선을 그려 지난해의 경우 3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중 수출실적은 60%를 차지했다.
'특수장갑 제조기술력' '불량률 감소 및 원가절감' '마케팅 노하우' 등이 천일장갑의 경쟁력이다.
이와 함께 장애인에 대한 특별한 배려도 회사의 독특한 경영방침이다. 현재 직원 70명중 절반가량인 30명이 장애인이다. 여기에는 김 대표가선천성 장애를 지닌 자신의 가까운 핏줄을 염두에 둔 점도 있지만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사회활동의 벽을 허물어주기 위한 '고용방침'이 작용한 것.
김 대표의 장갑인생은 지난 58년 스무살때 남의 집에서 장갑을 짜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65년부터 직접 가내수공업을 시작했고 10여년 뒤 조그만 공장터를 마련해 직기도입과 함께 생산라인을 본격 구축했다.
김 대표는 좬중국이 90년대 들어 장갑직기 수만대를 도입해 양산체제를 구축했고 기술력도 갈수록 높아져 제품차별화 전략이 없다면 중국의시장잠식은 시간문제좭라면서 좬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업계가 신기술 연구개발을 서둘러야 한다좭고 말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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