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CC 우제봉 회장 골프 30년 내리사랑

"골프장은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것입니다. 시, 도민들이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관리하고 심부름하는 것이 우리의 일입니다"

대외접촉을 피해왔던 우제봉(83) 대구컨트리클럽 회장이 최근 송암배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20일 기자를 만나 대구컨트리클럽의 역사 등 골프장에 얽힌 얘기들을 털어놓았다.

대구·경북골프계의 산 증인이자 대부로 불리는 우 회장이 지역 최초의 대구컨트리클럽을 건설한 것은 고 박정희 대통령의 권유 때문이었다. 박 대통령은 당시 뉴코리아컨트리클럽 초대이사장(65년)으로 있던 우 회장에게"대구에도 3대도시에 걸맞는 골프장이 하나 있어야겠다"며 골프장을 만들 것을 권유했다는 것이다.

우 회장은 그동안 섬유업과 건설업도 했지만 이때부터 골프의 외길 인생을 걷게 되었다고 했다.

골프장 운영은 처음부터 시련의 연속이었다."72년 10월 문을 열었지만 손님이 없어 부도가 나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당시 지역의 승용차가 500여대였는데 주인을 찾아 다니며 판촉을 했습니다"

우 회장은 골프장을 그만 두라는 가족들의 만류와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번 돈을 시설 확충과 저변 확대에 투자했다. 80년대 중반 골프장 운영이 정상화된 후에도 우 회장은 사익을 챙기지 않고 골프장에 재투자했다. 대구컨트리클럽은 조성 당시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려 나무가 많은데다 꼼꼼한 조경으로 전국에서 가장 주변 환경이 좋은 골프장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골프발전과 대중화에도 우 회장은 관심을 가졌다. 86년 경북골프협회를 창립, 회장을 맡아 지역 골프인구의 저변을 넓히는데 주력했다. 94년에는 자신의 호를 딴 송암배골프선수권대회가 마련됐다. 이달 초 제8회 대회를 가진 송암배는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아마추어대회로 자리잡았고 내년부터는 아마로는 국내 최초로 국제대회로 펼쳐진다.

우회장은 최근의 골프장 모습을 묻자"세상이 변한 만큼 골프계도 엄청나게 달라졌다"고 웃음을 보이며 "지금 짓고 있는 클럽하우스가 완공되면 대구컨트리클럽은 세계 어느 골프장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완성품이 된다"고 자랑했다.

대구컨트리클럽 장병국 대표이사는 "골프장 매홀마다 어른(우 회장)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며 "요즘도 코스를 다니면서 시설을 체크하고 손님들에게 친절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 회장은 골프 실력도 만만찮아 99년에는 81세에 81타를 치는 에이지 슈트(Age Shoot)를 기록, 화제를 모았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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