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국민협의회(MPR)가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를 강행, 와히드의 하야가 초읽기에 돌입했다.
특히 정권향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군부와 경찰이 와히드에 등을 돌린데 이어 핵심측근마저 와히드와 결별을 선언, 와히드는 사면초가에 빠졌다.
◇와히드의 자충수=와히드 대통령은 23일 새벽 국회, 국민협의회, 제2당인 골카르당의 모든 활동을 정지시키고 1년 안에 조기 총선을 실시키로 하는 포고령을 발포했다.
그러나 와히드에게 포고령을 발표하지 말 것을 건의한 아굼 구멜라르 정치.사회.안보 조정장관은 포고령 발표직후 사임하고 "군은 포고령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며 어떤 결정이든 국회의 뜻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내각 핵심각료인 마르주키 다루스만 대통령궁 내각담당비서도 포고령에 반발, 사임했다.
소프얀 야코브 자카르타 경찰청장은 의원들이 청문회장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하라는 대통령 포고령을 따르지 말고 MPR 특별총회의 진행을 위해 정해진 임무를 그대로 수행하라고 거듭 지시했으며 전국의 다른 경찰청도 자카르타 경찰청의 포고령 이행거부 입장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기르 마난 대법원장은 "입법부에 대한 와히드 대통령의 선제공격은 불법"이라며 이를 지지하지 않을 것임을 표명했다.
◇군부의 입장=군은 오는 30일까지 입장을 표명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군은 22일부터 와히드에 대해 비상사태 선포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탱크 100여대와 2천여 병력이 배치해왔으며, 일부 병력은 중화기를 대통령궁을 향해 조준하는 등 와히드에 대한 충성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MPR의 탄핵절차=아미엔 라이스 MPR 의장은 포고령 발표후 기자회견을 통해 탄핵 청문회를 위한 특별총회를 예정보다 1시간 앞당겨 소집한다고 발표했다.
라이스 의장은 "이르면 오늘 오후 새 대통령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혈충돌 우려=와히드 지지세력인 최대 이슬람 단체 나들라툴 울라마(NU) 지도부는 와히드의 탄핵 저지를 위해 23일 국민협의회(MPR) 회의장으로 진격할 계획임을 천명했다. 하심 무자디 NU 의장을 비롯한 집행부 14명은 22일 서부 자바 탕그랑 소재 아스-시디키야 이슬람학교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와히드 대통령 탄핵 저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기로 결의했다. 이번 회동은 자바 전역에서 몰려든 NU 성직자 및 학자, 학생 5천여명이 집결한 가운데 열렸으며, 참가자들은 성명이 발표된 뒤 23일 시위 준비를 위해 차량으로 1시간 가량 떨어진 자카르타로 이동했다.지난 20일부터 1급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한 경찰은 23일 시위가 발생할 경우 고무탄과 최루탄을 발사, 강제 해산시킬 계획이나 시위가 폭력사태로 악화될 경우 실탄 사격을 가하기로 했다.
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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