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 주택가에 설치된 자동 보안등 대부분이 노후돼 '대낮점등'이 되풀이되는 등 전력낭비를 부르고 있다.
현재 대구시내의 주택가 골목길에 설치된 보안등은 모두 5만4천여개. 이 가운데 수동으로 점등되는 가로등은 불과 300여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대다수 가로등은 태양빛의 밝기에 따라 자동으로 점.소등되고 있다.
하지만 자동보안등의 경우 전체 보안등 숫자의 61%가량인 3만3천여개가 설치 5년을 넘긴 노후보안등이어서 감지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
22일 새벽 6시쯤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성동초등학교 뒷골목. 해가 뜬지 1시간여가 지났지만 전봇대에 걸려있는 보안등엔 아직 불이 켜져 있었다. 이곳 보안등은 빛의 밝기에 따라 자동으로 점.소등되는 '광전식 보안등'. 자동조절능력을 상실한 지 오래됐지만 교체없이 방치되고 있다.
주민 김모(57.여)씨는 "아침엔 그러려니 넘어가도 구름이 잔뜩 끼는 날엔 대낮에도 불이 들어온다"며 "아까운 전기만 낭비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골목길마다 이같은 보안등이 많지만 각 구.군청이 예산.인력부족을 이유로 제때 교체를 해주지 못하고 있다. 노후 자동보안등의 90% 이상이 장마철 등 흐린날의 경우, 하루종일 불이 켜져 있는 실정이다.
구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1개의 노후자동보안등이 시간당 50w가량의 전기를 소모하고 있어 대구시내 3만3천여개의 노후 자동보안등이 하루 2시간여동안만 오작동을 일으킨다고 가정해도 연간 4천kw안팎의 전력이 낭비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와 관련, 지난 99년 각 구청으로 노후 보안등 교체지시를 내렸지만 각구청은 노후 보안등의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전력 대구지사 관계자는 "동사무소의 주민자치센터 전환이후 동사무소가 관리하던 보안등 관리업무가 구청으로 이관됐지만 구청 담당공무원 1명이 수천개의 보안등을 관리하는 것은 무리"라며 "구청마다 보안등 교체예산이 지난해에 비해 3천여만원씩 줄어든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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