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아파트에 '거품' 경보가 울리고 있다. 재개발을 앞두고 있는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황금주공아파트에 '막차'를 타려는 수요자가 몰리면서 거품시세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시들했던 황금주공아파트 재개발사업이 지난달 황금아파트재건축조합의 시공사 선정 이후매물이 줄어들면서 매매가는 11평-4천400만원, 13평-5천500만원, 15평-6천500만원선으로 연초보다 10% 가량 올랐다. 한 때는 매물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기도 했었다.
하지만 재건축조합과 시공사인 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지난달 30일 대구시에 낸 재건축사업승인신청서를 취하한다는 내용의 서류를 지난 20일 접수시킨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업추진 자체가 지연될 것이란 예측에 따라 다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렇듯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황금주공아파트는 단기간에 급등한 상태에서 거품이 빠지질 않고 있다.
그러면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재건축이란 기존의 낡은 아파트를 헐어내고 새 아파트를 지어 분양받는 것으로, 적은 부담으로 헌 아파트 대신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보면된다.
그러나 아파트값 상승폭은 기존의 비슷한 여건의 아파트와 주변 아파트의 시세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정상치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황금주공아파트 매매가는 이미 개발이익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봐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재건축 후 가격이 급등할 것이란 기대감으로 아파트를 샀다가는결국 입주 뒤에는 투자한 가격에도 팔지 못하는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구지역에서는 이미 올해 1만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분양됐고, 굴지의 건설업체들이 잇따라 대구에 진출, 역시 수성구지역에서 '브랜드'아파트를 건립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에 황금주공아파트 재건축이 이뤄질 때 쯤이면 대구시내 아파트 물량이 남아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황금주공아파트의 경우 현재 상태에서는 재건축사업에 대한 대구시의 건축심의와 사업승인, 이주실시 등 추진일정이 불투명하다는 것도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물론 시공사가 제시한 예상 분양가도 100% 믿어선 안된다. 어디까지나 '예상'이란 사실을 염두에둘 필요가 있다. 대물보상을 받더라도 실제 전용면적을 넓혀 입주하는 경우라면 추가 부담을 얼마나 더 해야할지 계산해 내기가 어렵다. 기준 분양가는 변동이 없더라도 로열층을 배정받을 경우엔 얼마나 더 많은 추가부담금을 요구할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 공기가 지연되면 덩달아 추가부담이 늘어난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황금주공아파트의 경우 조합원 지분평가가 끝나고 일반분양 전에서 가수요가 줄어 가격에 거품이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를 두고 부동산투자 전문가들은 "투자수익이 크지 않아 수익을 노리고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다. 하지만 실수요자라면 값이 비싼 점을 감수한다면 투자할만하다"고 말한다.
이같이 재건축 아파트 투자는 그만큼 위험하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부동산업계에서 재건축아파트가 '부동산 코스닥'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값이 급등, 상한가를 치고 '전망치 부풀리기''묻지마 투자'등의 어두운 면이 있어 코스닥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재건축 아파트 투자를 위해서는 일반 분양 아파트보다 시세가 싼 것을 택하고 실제 언제쯤 재건축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투자수익성은 얼마나 될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대부분 조합원이 이주했다 하더라도 남아있는 사람이 재개발을 강력 반대한다면 착공이 지연돼 공사기간이 수개월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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