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순찰차는 우리 통학버스

"버스 요금을 아끼기 위해 20리 길을 걸어 다녔으나 이제는 경찰 아저씨들이 순찰차로 하교를 시켜줘 집에 가는 길이 힘들지 않고 즐거워요".

영주시 부석면 용암리 하감마을에서 아버지(35)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신소미(11.부석초등 4년).자영(9.〃2년)양 자매는 지난 4월말부터 학교가 파하면 곧장 부석파출소로 달려간다.

파출소에서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고 놀다가 오후 1시나 3시쯤 하감마을로 순찰가는 순찰차를 타고 집에 갈 수 있기 때문. "처음에는 파출소 가기가 겁이 나고 경찰관 아저씨가 서먹서먹했으나 이제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도 스스럼 없이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부석파출소에서 이 아이들을 하교시켜 준 것은 지난 4월말부터.

112 순찰차로 용암방면으로 순찰 도중, 인적이 드문 산길에서 힘없이 걸어 하교하는 이들 자매를 발견,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경찰관들은 차 안에서 이 아이들이 생활보호대상자로 선정돼 약간의 보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어려운 가정형편을 알게 됐고, 또 버스를 한 번 타고 통학하는데 1천400원이 들어 이 돈을 아끼기 위해 걸어다닌다는 사연도 듣게 됐다.

이같은 사연을 알게 된 이후 부석파출소에서는 용암리 순찰시간대에 이들 두 자매를 하교시켜주기로 했던 것.

우인식(53) 소장은 "이제는 집에 갈 때 힘들지 않아 너무 좋다는 두 자매의 말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두 자매가 바르고 티없이 자라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같은 부석파출소의 선행이 알려지자 김석암 영주경찰서장은 이들 두 자매에게 10만원의 격려금을 전달했다.

영주.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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