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주위 바다를 2천1백여 바퀴이상 운항해온 바다 사나이.울릉도에 단하나 뿐인 27t짜리 행정선 경북 202호 선장 김봉규(55.울릉읍 도동1리)씨가 그 주인공이다.
내년 연말 정년퇴임을 맞는 김선장은 1977년 울릉군청 행정선에 임용 발령을 받고 지금까지 24년동안 울릉도~독도간 92km를 200여회 오가는 기록을 갖고 있다.
울릉도 해안둘레를 40km로 잡으면 그 길이도 8만4천km에 이르며, 독도까지 왕래한 1만8천400km를 포함하면 12만400km의 바닷길을 항해해온 이색적인 직업 공무원이다.
행정선 선장으로 키를 잡은 이후 울릉.독도해역의 불법조업 감시와 해난구조 출동, 동해안 독도해상 수송이 필요한 대소사에는 언제나 현장을 지켜온 장본인.
지난 65년 대구협성고를 졸업하고 군대생활 3년을 빼고는 지금까지 5대째 고향을 지키면서 주변 바다의 초병노릇을 단단히 하고 있다.
특히 해발 984m 성인봉 줄기가 갈라놓은 울릉도 남북 지역이 1988년 폭3m도 안되는 태하령 꼬부랑 산길로 이어지기전까지는 주민수송까지 맡아가며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기도 했다.
"1996년 3.1절기념 독도 행사때 파도가 너무 심하게 쳐 100t 짜리 동해호 유람선과 함께 독도에서 울릉도 도동항으로 귀항하는 중, 수십명이 탄 이 배가 파도 꼭대기에 얹혀 달랑달랑거렸지만 무사히 돌아왔을 때가 제일 아찔했다"고 기억한다김선장이 갖고 있는 바다론은 '바다를 육지에 비유하면 완전 비포장 길로 변덕 그 자체'라는 것. 그래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섬 사람들의 순박한 마음으로 대해야한다고 말한다.
부인 강영순(50)씨 와 1남 2녀를 둔 김선장은 아들을 해군에 보내 바다에 대한 인연이 더욱 남다르지만 고용직으로 들어와 1999년 기능직 6급으로 승진했을 때가 가장 기뻤다고.
그러나 24년 무사고 해상운항 경력에 비해 상복은 없는 편. 지금까지 85, 93년 두차례 울릉군수 유공표창 두번이 음지에서 묵묵히 근무해온 김선장 포상경력의 전부다.
"아들.딸 모두 대학을 졸업시킨 것만으로도 감사한다"는 그는 매일 마지막 일기예보를 꼭 듣고 잠자리에 들며, 매일 아침 무사 운행을 기원하며 경북 202호로 출근한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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