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문화 위상 재정립 앞장

영남문화가 우리 전통문화 정립에 어떻게 참여하고 기여를 했으며, 영남에서 탄생한 불교와 유교문화는 국내외 인류문화사에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가. 경북대영남문화연구원(원장 박성봉.경북대 사학과 초빙교수)이 기관지 '영남학' 창간호 발간과 더불어 영남문화를 중심으로 한 한국학의 자취와 위상 재정립에 나섰다.

권연웅 교수(경북대 사학과)는 먼저 '영남문화:어떻게 연구할 것인가'의 논문에서 "'영남학'은 영남인 특유의 삶의 방식 연구로 한국학의 일부이며영남지역 향토학의 집합"이라며 "현재의 뿌리인 과거와 현재의 연장인 미래도 함께 연구하고 전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영남학은 총체적인 삶의 연구이기때문에 모든 영역을 연구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봉 원장은 '한국문화사와 영남문화론 서설'이란 눈문을 통해 "영남문화하면 고작 지역성의 경직이 걱정되는 저차원의 단계에 머물고 있다"며"신라의 화랑문화와 교종 불교문화, 조선의 사림 유교문화가 이룩한 최고 경지의 문화 토착화와 보편성의 확보를 온고지신으로 삼아 영남문화의 위상을재인식하고 재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동일 교수(서울대 국문과)는 '영남문학 연구의 과제와 인물전설의 의미'에서 영남문학의 특징을 △민요.설화.탈춤에서 보는 문학의 원초적인형태 △상.하층문학의 양극화 △문학의 사상성이나 교훈성 중시 △한문문집 위주의 출판 △우국문학.저항문학지향 등으로 분석하고, 영남문학의 유산 가운데 특히 '인물전설'에 주목했다.

조 교수는 영남지방에는 원효에서 최제우에 이르는 뛰어난 인물과 정만서나 방학중 같은 건달을 주인공으로 한 인물전설이 풍부하게 전승되고있다며, 엄격한 신분구분에서 생긴 사회적 긴장이 이같은 인물전설을 통한 논란을 통해 역동적으로 구현된다고 밝혔다.

윤병태 교수(충남대)는 '영남의 인쇄.출판문화'에서 영남지방에서는 방각본 출판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을 재확인하고, 보수성향에 따른이같은 영리적 출판의 부재가 자본주의 사회로의 전환과 시민사회의 성립을 지체시켰다고 분석했다.

강신표 교수(인제대 문화인류학과)는 '영남문화 연구에 대한 문화인류학적 접근'을 통해 생활실태의 엄청난 변화에도 불구하고 영남의반례(班禮)나 민속에는 전통적 정신성이 맥맥히 깔려있다며 영남문화의 뿌리는 한국문화의 뿌리를 이해하는 좋은 시발점이 될 수 있음을 밝혔다.

강 교수는 또 경상도 방언은 영남문화문법을 가장 잘 표출하고 있다며 이 문화문법이야말로 일상의 언어 속에 무의식으로 잠재하면서 과거의 오랜 역사를 오늘의 상황으로 재구성해 놓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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