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낮 12시 계명대 동산병원 52병동 5208호.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알마아타에서 온 고려인 3세 박스타니아 슬라브(13·한국명 박지인)군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불치병인줄 알았던 심장병을 할아버지의 조국 한국에서 완치했다는 것이 너무 기뻤기 때문.
박군이 한국에서 수술을 받게 된 것은 지난 6월초 알마아타를 방문했던 동산병원 해외의료봉사단을 찾은 것이 계기였다. 어릴 때부터 가끔씩 가슴이 답답하고 심장이 빨리 뛰는 증세가 있었지만 현지 병원에서는 병명조차 알 수 없었다. 박군의 어머니 오가이 나타샤(36)씨는 한국에서 의사들이 왔다는 소문을 듣고 아들의 손을 끌고 알마아타 동산병원을 찾았다.
박군의 병은 WPW(Wolff-Parkinson-White)증후군이라는 희귀한 선천성 심장병. 정상인보다 심장전도계가 하나 더 붙어 있어 심한 경우 심장발작으로 급사하는 병이지만 카자흐스탄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들을 살려 달라"는 박군 어머니의 하소연에 동산병원 해외의료봉사단과 김윤년 교수(순환기 내과)는 박군을 한국으로 초청해 수술을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박군은 계명대 동산병원의 도움으로 한국을 방문, 지난 20일 동산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며 24일 건강한 몸으로 퇴원했다.
"선생님, 약속을 지켜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어른이 되면 돈 많이 벌어 불쌍하고 힘든 어린이들을 꼭 도우겠습니다".
박군은 수술을 집도한 김윤년 교수의 손을 꼭 잡았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