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인도네시아 부통령이 23일 제5대 대통령에 취임, 지난 67년 아버지 수카르노 초대 대통령 축출로 쫓겨났던 대통령궁을 34년만에 되찾게 됐다. 세계 인구 4위의 인도네시아 사상 최초의 여성 국가최고지도자 겸 부녀(父女)대통령 취임 기록을 세우게 된 메가와티는 조만간 각계 정파가 참가하는 거국내각을 구성, 산적한 과제 해결에 나설 것으로 보이나 앞길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향후 과제=메가와티가 이끄는 민주투쟁당(PDIP)이 최다 정파이기는 하지만 국회내 의석이 500석중 153석에 불과, 최근 탄핵 과정에 협력한 8개 정파들에 대해 각료직을 의석비율에 따라 배분한 '무지개내각'을 출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와히드의 정치적 기반으로 향후 정국 안정에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되는 국민각성당(PKB)과 최대 이슬람단체 나들라툴 울라마(NU)에 종교장관을 비롯한 각료직 2, 3개를 할애, 이들의 반발을 무마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가와티에게는 특히 수년째 계속된 경제난 해소가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를 위해 메가와티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긴밀히 협조, 각종 개혁프로그램의 신속한 이행도 약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분리독립 움직임이 격화되고 있는 아체와 이리안자야 반군에 대한 입장정리도 중요한 현안으로 메가와티는 강온 양면 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21개월 부통령 재임 기간중 정치.사회.안보 분야에 대해 아무런 비전을 제시하지 못해 집권 능력을 의심받은 데다 공동 정부에 참가할 각계 정파들의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해 언제든지 분열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부담스런 군부=메가와티의 대통령 취임에 결정적 힘을 실어준 군부는 향후 영향력이 비대해질 수 있어 국정운영에 중대한 장애요인이 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군부를 끌어안기 위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인권유린 가담자 처벌을 중단하고 이들에게 각종 특권을 부여할 경우 거센 국내외적 비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군부가 와히드 전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하고 메가와티 지지로 돌아선 배경에는 와히드 집권 후 극도로 위축된 군부의 위상을 되찾으려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다. 수하르토 집권 시절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군부는 와히드 집권 후 대대적으로 단행된 개혁조치로 권한이 극도로 축소된 데다 동티모르 유혈사태를 비롯한 각종 인권유린 행위에 대한 수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되면서 신변불안을 느껴왔다.
군 수뇌부는 메가와티 집권을 계기로 그간 대거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각종 인권유린 행위에 대한 진상조사 및 사법처리를 중단하고 정부 투자기관장과 핵심 각료직을 군부에 할애하라고 요구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과 유엔, 호주 등이 동티모르 유혈사태 가담자 처벌을 중단할 경우 국제전범재판소를 설치하고 인도네시아 지원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향후 군부 처리문제는 메가와티의 운신의 폭을 극도로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외신종합=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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