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국제통화기금)체제에 접어들면서 지역의 주택 및 건설 관련업체는 줄줄이 부도를 냈거나 몸집을 줄인 채 겨우 목숨만 부지하고 있을 상황이다.
이들 주택, 건설업체들과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대구지역의 한 건축 및 토목공사 설계.감리회사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도 성장기조를 굳혀 업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동우건축'에서 최근 간판을 바꿔 단 '(주)동우E&C(대구시 동구 신천동)'. 건축.토목.도시계획 설계 및 감리 전문에서 안전진단, 전기공사, 주택리모델링사업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키 위해 사명(社名)을 바꾼 것.
IMF이전 120여명의 직원을 둔 평범한 설계.감리 전문회사에서 침체를 딛고 급성장한 배경에는 홍호용(54) 사장의 '뚝심경영'이 숨어 있었다.
홍 사장은 공직생활을 거쳐 76년부터 현장을 뛴 20여년 경력의 베테랑급 건축사였지만 주변의 동종업계가 하나.둘 문을 닫을 때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움츠려선 안된다"는 판단아래 그는 미래의 건설주역인 엔지니어를 육성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공격경영에 돌입했다.
동종업체를 흡수하는 한편 군소업체의 우수 경력자를 채용, 지난해까지 직원을 두배이상 늘렸다. 현재는 건축사 15명, 시공기술사(박사급) 38명, 설비.전기.토목.건축기사 200명 등 270여명의 전문 기술자를 확보했다.
이같은 공격경영은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다. 외환위기 이전 연간 60, 7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00억원대로 껑충 뛰었고 올해는 12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전국 3번째 설계.감리회사로 떠 올랐다. 지역보다는 서울.부산.대전.광주 등 외지에서 전체 물량의 절반이상을 수주하고 있을 정도로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다.
'동우E&C'의 최대 강점은 탄탄한 기술력이다. 현재 '실용신안특허기술' 12개, '신기술' 1개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19개 기술은 특허 및 신기술 신청을 해놓은 상태.
이처럼 성장의 거름인 신기술 개발이 활발한 것은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원에게는 철저한 포상과 인사혜택을 주고있기 때문.
평소 '지역민과 함께하는 기업만이 성공한다'는 신념을 가진 홍 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한해도 걸르지 않고 매년 4, 5명씩의 지역 대학 졸업생을 인턴사원으로 채용, 고용증대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올해도 토목.건축과 졸업생 12명을 인턴사원으로 뽑았다. 대구지역 최고층 아파트인 '롯데캐슬'과 지역 최초의 필로티(1층을 로비로 하고 2층부터 아파트)설계로 관심을 끈 '메트로팔레스' 설계.감리를 맡고 있으며, 최근 시공에 들어간 'U대회선수촌아파트' 감리도 수주했다.
엔지니어까지도 40대에 임원이 되지 못하면 퇴출시키고 있는 다른 업체와는 달리 50대의 베테랑급 기술자들을 내보내지 않고 후배지도에 투입하는 용병술은 '동우E&C'의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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