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찬주씨 '돈황가는 길'

불교적 사유를 바탕으로 소설과 기행문을 활발하게 발표하고 있는 작가 정찬주가 쓴 실크로드 견문록. 진리를 찾아 죽음의 실크로드를 건넜던 수많은 구도승들의 혼과 다양한 양식으로 조성된 석굴과 그 속에서 천년의 숨결로 살아 있는 불상, 벽화들을 독특한 불교 회화적 코드로 조명하고 있다.

작가는 돈황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역사적 현장을 단순 스케치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유물과 문화적 배경을 오늘날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있다. 현종과 양귀비의 화청궁 유적에서는 그들의 사랑을 인간적인 잣대로 바라보며 무안색(無顔色)이라는 고사를 떠올리고 있으며, 진시황릉에서는 분서갱유·지록위마와 같은 고사성어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유려한 문장과 유물의 진정한 가치를 통찰하는 심미안으로 돈황으로의 여정을 격조있는 지적 여행기로 승화시키고 있다. 김영사 펴냄, 296쪽, 9천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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