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속에 경영이 보인다

'성장할 때는 몇십년이 걸리고, 망할 때는 불과 몇년이면 충분하다'.

IMF 이후 숱한 기업들의 명멸을 지켜보면서 '한 기업을 키우기는 힘들지만, 도산하기는 한순간'이라는 속설이 입증되는 현실을 자주 보게 된다.

경영자를 중심으로 모든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상하간 의사소통이 차단된 듯한 우리 기업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경영 요소를 꼽으라면 역시 경영자의자질이 아닐까. 위기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경영자 한 사람의 자질부족과 판단 잘못으로 회사 전체가 흔들리고, 결국에는 구성원 전체가 나락으로 떨어지는악순환이 어디 어제 오늘의 일이겠는가.

그런 점에서 '경영자 본능(니켈 니콜슨 지음, 명진출판 펴냄)', '실패를 감추는 사람, 실패를 살리는 사람(하타무라 요타로 지음, 세종서적 펴냄)','위기를 극복하는 회사, 위기로 붕괴되는 기업'(김경해 지음, 효형출판 펴냄) 등은 경영자라면 한번쯤 읽을 만한 책이다.

'경영자 본능'의 저자 니콜슨(런던 비즈니스스쿨 교수)은 "한 기업을 망치는 데는 100만 가지 방법이 있지만 훌륭한 경영은 한가지 원칙만 잘 지키면된다"고 전제했다. 그 한가지 원칙은 바로 '인간에 대한 이해'라고 했다. 기업의 진정한 가치와 경쟁력은 그 기업만의 자산, 특히 그것을 만드는 회사 구성원에게나온다는게 그의 논리.

경영자가 인간의 본능을 제대로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다면 회사 경영의 치명적 실수를 막을 수 있고, '합리성'에 기반한 전통적 경영성과를 더욱 높일수 있다는 것.

'실패를 감추는…'의 저자 하타무라 교수(동경대 대학원 공학연구과)는 "결과적인 성공에만 집착, 실패를 은폐하면 결국에는 창조와 성공의 열매를 거둘수 없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미쓰비시 자동차가 지난 30년간 차량의 결함과 리콜을 은폐해왔다 도산위기에 몰린 반면, 몇년전 파생금융상품을 잘못 다뤄 베어링은행을 파산시킨 은행원 닉 리슨이 강연회 입장료로 1인당 1억원을 받았던 사례를 기억해야 한다는 것. 실패는 사회나 기업, 개인이 발전하는 과정에서불가피하게 치러야 하는 수업료이고, 그것에서 창조와 성공의 지식을 얻어내야 결국에는 성공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위기를 극복하는…'의 저자 김경해(한국PR기업협회 공동회장)씨는 "기업이 사건.사고 등으로 위기를 맞았을때 가장 바람직한 해법은 PR"이라고했다. 그는 "지난 91년 두산그룹의 페놀유출사건, 97년 삼성의 자동차 산업 보고서 파문 등을 볼때, 기업들이 언론에 자료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그냥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확대.재생산된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성공적인 위기관리의 열쇠는 개방적이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강조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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