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印尼 메가와티號의 과제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3일 국민협의회(MPR)의 탄핵으로 권좌에서 밀려나고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이 새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와히드 대통령은 퇴진을 거부한 채 대통령궁을 떠나지 않고 있지만 MPR는 물론 군부와 경찰까지 포고령을 거부하는 등 사실상 정권을 유지할 합법적인 수단을 잃고있기 때문에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인 것으로 보인다.

와히드가 실각하게 된 것은 산적한 국내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무능과 부패 탓으로 이미 오늘의 사태가 예고돼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와히드는 지난 99년 집권한 후 수하르토 독재정권의 유산 청산을 과제로 안았으나 우유부단과 계속된 무리수로 국론분열을 가져왔고 경제침체는 가속화 됐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인구 4위에 남한의 20배나 되는 대국이나 국제사회의 신인도 추락에다 경제 파탄으로 막다른 길에 몰린 것이다.

따라서 인도네시아가 정국이 안정되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려면 현재로서는 메가와티 대통령의 신 내각이 국민들의 광범한 지지를 받아 갖가지 난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길 밖에 없다. 우리로서는 새 정권이 각 정파들의 이해관계를 잘 조정해 경제부흥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3대 '외환위기국'의 하나로 아시아의 경제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폭발력'을 갖고 있는데다 우리와 무역규모도 커 지대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이번 인도네시아 사태는 같은 아시아 국가로서 민주적 절차에 의해 출범한 정부라도 지도자의 리더십이 부족해 국론통합을 제대로 못하고 또 최우선적으로 경제를 회생시키지 못하다면 언제든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타산지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강력한 구조조정 등 우리의 과제를 풀어가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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