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름철 전통 보양식품집 손님 북적

한 해 중 가장 더운 '삼복(三伏)더위'. 이미 초복(16일)은 지나갔지만 중복(26일), 말복(8월15일)이 뜨거운 열기를 머금고 턱 버티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콩죽같은 땀이 주르르 흐른다. 몸은 나른해지고 가끔 정신도 멍해진다. 물론 식욕도 떨어질대로 떨어진다.

옛 조상들은 보양식을 먹거나 술과 음식을 마련해 산간 계곡으로 들어가 탁족(발을 계곡물에 담그거나 씻기)을 하며 복더위를 피했다.

복날이면 뭣보다 개장국이 머리 속에 떠오른다. 열양세시기에 따르면 "복날에 개장국을 끓여 양기를 보한다"는 기록이 있고 동국세시기에도 "개장국을 먹으면서 땀을 내면 더위를 물리쳐 허한 속을 보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불교 등의 영향으로 개고기를 먹는 것을 금기시하자 대신 삼계탕을 즐기기도 했고 팥죽을 쑤어 먹는 풍습도 있었다.

초복을 시작으로 대구나 근교의 유명한 사철탕(개장국)집이나 삼계탕 식당에는 손님들이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비고 유통업체에는 삼복 대목을 맞았다.

대구시 북구 원대동 한 사철탕 식당에는 요즘 예약을 하지 않으면 탕 한그릇 먹을 수 없을만큼 손님이 몰리고 있다.

사철탕으로 유명한 수성구 두산오거리 인근 식당과 동구 불로동 식당, 수성구 들안길 삼계탕 식당 등지도 점심시간이면 직장인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수 십분씩 기다려야 겨우 빈 자리가 날 정도이다.

백화점, 할인점들에는 삼계탕용 재료, 장어, 우족, 사골 등 보양식품을 사려는 주부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동아쇼핑의 경우 소고기, 닭고기, 장어, 오리고기 등 육류와 스태미나 식품의 매출액이 지난달보다 40%이상 늘었다는 것.

칠성시장 내 개고기 전문점들도 제철을 만났다. 주로 생고기를 파는 이들 가게에는 손님이 원할 경우 고기를 삶아주기도 해 야유회 등 행사용이나 가정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주부 김정숙(51)씨는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온 가족이 '보신'할 수 있어 여름철이면 3, 4차례 칠성시장에서 개고기를 산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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