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 확장공사가 본래부터 평균 5년 정도 걸리도록 계획되고 있는데다 그나마 각종 문제 발생과 자금 부족까지 겹쳐 실제로는 7, 8년 이상 걸리기 일쑤여서 현지 주민들의 불편이 장기간 계속되고 있다.
◇얼마나 질질 끄나=현재 경북 도내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국도 구간은 모두 56개나 되고 합친 길이도 450여㎞에 달한다. 여기에 들어 가도록 돼 있는 돈은 대략 4조3천400여억원. 부지 매입비 등에서 차이가 나지만, 어림잡아 ㎞ 당 100억원 가까이 드는 셈이다.
이런 중에 경산~청도 사이 25번 국도의 4차로 확장 공사 경우, 길이가 9.5㎞에 불과한데도 1995년 11월 착공 이후 6년째를 맞고도 공정이 70% 정도에 그칠 정도로 질질 끌고 있다. 1999년 완공이 목표였으나 올해 말로 연기됐다가 다시 내년 말로 2차 연기된 상태. 이때문에 경상병원 일대는 상습 체증 구간이 돼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시공사인 (주)신성의 차순욱 공무과장은 "토지 매입과 자금 배정이 늦어진데다 배수로.농로 등에서 민원이 많았고, 경상병원 구간에서는 통신선.전화선.가스관.상수관.전기선 등 지하 매설물의 이설이 또 늦어져 전체 공정이 길어졌다"고 했다.김천 봉산면(태화리)~추풍령 사이 국도 5㎞ 4차로 확장 공사도 1998년 8월에 착공돼 올해 완공 예정이었으나 아직 공정은 토공 25% 정도에 머물러 있다. 빨라도 2년은 더 걸릴 전망.
영주 가흥동에서 예천 감천면 포리를 연결하는 28번 국도 4차로 공사 역시 1997년 말 착공돼 내년 11월 완공 예정이었지만 881억원의 공사비용 중 지금까지 투입된 것은 278억원 밖에 안된다. 공정이 겨우 32%선에 머물러, 예상보다 3년은 더 걸릴 전망.
◇투입할 돈이 없다=의성 봉양면 화전리와 비안면 이두리 사이 9.92㎞ 국도 공사는 1998년에 착공돼 2002년까지 1천231억원을 들일 예정이었으나 아직 진척도는 30%에 불과하다. 단순 계산으로도 매년 300억원씩은 투입돼야 하나 1998년부터 올해까지 연간 90억~130억원 정도밖에 조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5, 6년 뒤에야 완공될 수 있을 것으로 주위에서는 보고 있다.
영주 상망동과 봉화 법전면 사이 28.12㎞ 국도 공사는 내년 2월 완공 예정이었지만 돈이 제때 지급되지 않아 3~5년 늦어질 태세. 영주 평은면 오운리에서 시내 문정동을 잇는 5번 국도 14㎞ 구간 4차로 확장 공사는 1995년에 착공돼 작년 말 완공돼야 했으나 현재로서는 내년 10월쯤은 돼야 개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칠곡 가산면 가산~상림 사이 7.8㎞ 역시 660억원을 들여 내년 2월 완공 계획이었으나 돈이 없어 완공이 4년 늦은 2006년으로 연기되면서 공사비도 225억원이나 더 늘어 났다.
달성 유가면 한정리와 경남 창녕군 대합면 무솔리 사이의 국도 5호선 우회도로 건설에서는 대구쪽 구간은 진작 완공됐으면서도 창녕쪽 착공이 늦어져 완공된 도로가 그냥 방치되고 있다. 올 연말이나 개통될 것이라고 부산지방 국토관리청 관계자는 말했다.
◇장애물을 만난 경우들=이렇게 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것이 일반화된 현실인 가운데, 적잖은 구간에서는 건설 공정상의 문제나 부지 매입 등에서까지 문제가 발생, 개통이 더 지연되고 있다.
문경 점촌 불정~문경읍 사이 15.5㎞ 국도 공사 구간 경우 1998년 완공 예정이었으나 잦은 설계 변경에다 작년엔 잣발산 절개지 150여m가 붕괴되는 사고까지 겹쳐 빨라야 이번 달 말이나 돼야 개통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천 다수동과 봉산면 덕천리 사이 국도 2.4㎞ 확장 공사는 부지를 못 사 착공조차 못하고 있는 경우. 영양읍 현리~일월면 곡강리 사이의 국도 31호선 우회도로 6㎞ 경우, 170억원을 투입해 1998년 완공 예정이었으나 현지인들의 노선 변경 요구에다 문화재 출토 및 쓰레기 매립지 돌출 등까지 겹치자 공사비를 120여억원이나 더 들이고도 올 연말에나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이 구간엔 영양군청이 20여년 전에 쓰레기를 매립한 곳이나 다짐 공사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아 지반 침하가 일어났다는 것.
봉화 법전면 소지리~ 소천면 현동리 사이 1.87㎞ 구간 확장 및 노룻재 터널 등 공사는 공사 도중 석탄층이 드러나 공기가 연장된 경우이다. 1999년 말 완공 예정이었으나 3년쯤 늦은 2002년에나 완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불편 줄일 방법 없나=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엔 자금의 집중적인 조달이 안돼 공기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부산 국토관리청 관계자는 "특히 IMF사태 이후 자금 배정액이 대폭 삭감돼 예산 분배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또 토지 매입 협의가 원활치 못함으로써 용지 매입 단계에서부터 공기가 늦잡쳐지거나 공사 중 가스관.상수관.암반.문화재 등이 나타나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지역민들이 자기네 지역에 먼저 도로를 개설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국회의원들도 도로 건설 몫을 챙기려 하다 보니 한정된 예산을 집중 운용하기 보다는 여러 곳으로 분산 배분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런 '정치적' 요소들이 최대한 배제돼야 자금의 집중적 운용과 주민 불편 최소화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얘기였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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