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용(45) 사장의 의성.군위 보일러 대리점은 요즘 '물 에어컨'을 구경 오는 사람들로 연일 북적인다. 설치 비법을 알려 달라는 사람이 하루에도 10명이 넘는다는 것. 못쓰는 차 라디에이터를 개조해 자신의 사무실에 이를 설치해 둔 것이 소문난 탓이다.
"10여년 전 한때 유행한 적 있었던 이 물 에어컨은 지하수가 있어야 가동할 수 있는 것인데도 '한달 전기료 5천원만 부담하면 한 여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다더라'는 소문만 믿고 찾는 사람들이 있어 민망할 때도 있지요". 박 사장은 그러나 이 개조 물 에어컨을 써 본 사람은 일반 에어컨을 아예 찾지도 않는다고 장담했다.그가 열심히 소개해 주는 개조 방법도 알고 보면 간단하다. 먼저 자동차 정비공장이나 폐차장에서 폐 라디에이터를 구한다. 철공소에 가서 지하수를 호스로 연결할 수 있도록 그 아래.윗 부분에 각각 전기용접을 한다. 그렇게 하면 기계 개조는 끝. 다음엔 지하수 호스 및 전기와 연결시키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차가운 지하수가 순환되고 그 한기를 환풍기가 실내로 흩뿌려 준다는 것.
여기에 드는 비용은 다 해야 5만원 정도라고 박 사장은 말했다. 폐 라디에이터는 정비공장 같은 데서 그냥 구할 수 있고, 용접비, 호스 구입비 등이 돈을 조금 필요로 할 뿐이기 때문. 전기료도 월 5천원 정도면 된다고 했다.
박 사장 대리점의 여직원 배상인씨는 "물 에어컨은 하루종일 돌려도 냉방병 걱정을 안해도 되고 공기도 아주 맑고 좋다"고 자랑했다. 박 사장은 "정식 에어컨 구입비와 작년 올해 전기료를 생각하면 300만원 이상을 번 셈"이라고 너털댔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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