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드네 오치르(23)씨는 남고비 사막의 지프 운전기사이다. 이 러시아제 지프는 시동을 걸자마자 시속 100㎞로 질주한다. 96년산 이 지프의 주행기록 계기판에는 120여만㎞로 표시돼 있다.
고비사막의 초원에는 도로가 없지만 자동차가 달리던 길이 자연적으로 '도로'의 역할을 한다. 몽골인 관광객 가이드들은 엘드네 오치르씨의 지프를 이용하게 되면 "고비사막의 카레이서를 또 만났다"고 말한다.
운전경력 3년인 그는 5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 그러나 그의 뛰어난 운전솜씨에 감탄하는 외국 관광객들은 팁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주행 도중 지프에서 미세한 소리라도 들리면 바로 차를 세우고 정비에 돌입한다. 인적이 드문 사막에서 운전기사가 정비사의 능력을 겸비하는 일도 필수사항 중 하나.
엘드네 오치르씨는 지난해 7월 독일인 관광객 2명을 태우고 고비사막을 여행하던 중 지프가 멈춰서는 돌발상황을 맞았다. 앞바퀴가 움직이지 않아 2시간여 동안 작열하는 사막 위에서 자동차와 씨름을 벌였다. 바퀴내 깨어진 볼트를 미리 준비해 둔 볼트로 교체,다행히 여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 영국 ·프랑스·독일·일본인과 함께 한국인 관광객들을 남 고비사막 공항에서 관광객 전용 겔과 고비사막 주변에 산재해 있는 관광지로 실어날랐다.
엘드네 오치르씨의 몽골사랑은 남다르다. 그는 "도시로 나가 살 생각은 조금도 없다. 몽골의 자랑인 고비사막에서 평생동안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미사막에서 운전을 할 때 만큼은 아내보다 이 러시안제 지프를 더 사랑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휴식때 피우다 남은 담배꽁초는 반드시 주머니 안에 넣고, 사막 위에 버려진 맥주와 콜라 캔 등도 일일히 줍는 이 '고비사막의 카레이서'에 대한 기억은 아직도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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