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대초원에서 한국과 일본간 '통신 전쟁'이 한창이다. 한국의 '스카이텔(Skytel)'과 일본의 '모비콤(Mobicom)'은 한일 양국의 자존심을 건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치르고 있는 형국이다.
이 뜨거운 경쟁이 전개되고 있는데는 몽골이 중국·러시아 등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고,국민 대다수가 유목생활을 하는 등 통신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지정학적 조건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스카이텔은 한국의 대한전선(35%), SK텔레콤(25%)과 몽골의 3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고,모비콤은 일본업체가 88%의 지분을 행사하고 있다. 몽골 국민들의 통신욕구에 먼저 불을 댕긴 쪽은 모비콤. 1996년 서비스를 시작,스카이텔이 몽골땅에 상륙한 99년까지 3년 동안 몽골의 통신시장을 사실상 독점했다.
현재 이용 고객은 모비콤 10만명,스카이텔 3만명 정도로 파악된다고 스카이텔 박하영(40) 부사장은 말했다. 스카이텔은 먼저 이동전화 요금의 대폭 인하로 모비콤에 도전장을 냈다. 1분당 250원 정도의 요금을 100원 정도로 내린 것. 박 부사장은 "스카이텔의 이동전화 요금 대폭인하는 몽골 국민들 사이에서 휴대폰의 보편화·대중화 바람을 몰고 왔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스카이텔의 투자액은 80여억 원으로 한국업체의 몽골 투자규모 중 최고를 기록,한-몽 경제교류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한국통신은 몽골 텔레콤과의 유선통신사업에 50여억 원을 투자한 상태.
지난 6월 17~18일 몽골을 방문한 이한동 국무총리가 엥흐바야르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도 우리 정보통신 업체의 몽골진출 문제. 양국 총리는 몽골 정부가 추진중인 '정보통신기술 발전계획(ICT-2010)'에 한국 기업들이 적극 참여키로 합의했다.
이 총리는 몽골의 정보통신기술 지원을 위해 '몽골 IT센터' 건립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또 지난 4월에는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이 몽골을 방문,동북아 CDMA 벨트구축사업에 몽골의 참여를 요청하는 등 몽골의 통신시장에 거는 우리 정부와 업계의 관심은 대단하다.
박 부사장은 "몽골은 인구가 적어 휴대폰 이용자의 폭발적인 증가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동북아 CDMA벨트 구축,인터넷 등 부가서비스 진출,국내IT(정보기술)산업의 해외진출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울란바토르 등 몽골내 휴대폰 보급률은 15%선. 하지만 개방화 물결 등에 힘입어 휴대폰을 구입하려는 젊은이들의 욕구는 한국 못지 않다. 대학생·직장인 등 몽골 젊은 여성들의 생활 필수품 중 으뜸인 것은 휴대폰. 칭기즈칸 대학 여행경영학과 2학년인 다리마(18·여)는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직장을 구해 번 돈으로 가장 먼저 사고 싶은 것이 휴대폰"이란 말로 몽골에 부는 휴대폰 열풍의 일단을 소개했다.
울란바토르서 글=최봉진기자
사진=강선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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