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도 시샘할 정도로 신나는 여름방학과 휴가철. 일상에 짓눌려 움츠렸던 가슴을 마음껏 펼 수 있는 황금시간이다. 어디 가볼만한 곳은 없을까. 이젠 산과 바다만 피서지가 아니다. 비록 도심 속이지만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신나는 공연과 영화, 도예교실, 국악강습회 등을 통해 무더운 여름나기를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7월말부터 8월까지 여기저기서 열리는 문화 프로그램들을 찾아본다.
▨국악무료강습회
우리 가락은 짙은 녹음(綠陰)에 더 잘 어울린다. 해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마련되는 국악무료강습회가 먼저 눈길을 끈다. 우리가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매년 여름·겨울 방학 기간동안 가야금·단소·장고·한국무용 등 4개 분야 강좌가 열리고 있다. 올해로 27회째를 맞은 대구시립국악단 무료강습회는 국악전공자 뿐 아니라 학생·일반인들에게 조상의 얼을 심어 주는 대표적인 문화행사로 자리잡았다.
25일까지 청소년·주부·가족 등을 대상으로 단소 50명, 가야금 20명, 장고 30명을 선착순 모집하여 다음달 10일부터 22일까지(휴일 제외) 가야금, 단소는 오전 10~11시, 장고는 오전 11~12시까지 교육을 실시한다. 한국무용은 오는 9월 1일 북경에서 열리는 유니버시아드대회 폐막식 대구시립국악단 북춤 공연 관계로 제외됐다. 53)606-6310.
▨문화원 교양강좌
각 문화원의 마련한 교양강좌도 눈여겨 볼 만하다.
먼저 남구대덕문화원은 여름방학을 맞아 학생·일반인을 대상으로 대덕문화전당에서 한문과 프레스플라워 무료강좌를 실시한다.
남구 관내 초·중학생 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한문강좌는 24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매주 화·목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다. 대구시민 20명을 대상으로 한 프레스플라워는 25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개설되며 매주 수요일 오전 10~12시까지 강의가 열린다. 한문강좌 교재비 1만원과 프레스플라워 재료비는 별도. 053)652-4450.
동구팔공문화원도 여름방학을 맞아 초·중·고생과 학부모 100명을 대상으로 팔공산 일원과 도동 측백수림 캠프장에서 다음달 18, 19일 팔공역사체험가족캠프를 연다.
후삼국 영웅들의 포부를 느낄 수 있는 연극놀이, 왕건과 견훤의 최대 격돌지인 팔공 동수지역 등을 답사, 달집 태우기 등을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행사로 꾸며진다. 참가 접수는 다음달 10일까지 받고 있으며 참가비는 1인당 1만원(식대 및 체험극 준비물 경비). 053)984-8774.
달성문화원도 24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문화학교를 개원, 전통예절·서예·한문·유적지순례 등의 행사를 갖는다. 053)611-0010.
▨만화
'053'을 비롯, UCCA·COPE·애채·대만련(대구·경북지역 대학 만화동아리) 등 지역 70여개 만화동아리들이 뭉쳐 '대구만화축제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대구지하철 동대구역내에서 제1회 대구 만화축제(Daegu Cartoon Festival) '카페'(www.daegucafe.com)를 개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잔뜩 자극한다.
동아리 부스만도 70여개가 설치되는 이날 행사엔 300여점의 일러스트가 전시되고 코스프레 대회, 프로 만화작가 초정 및 작품전 등 각종 볼거리가 늘려 있다. 016)808-5498.
▨연극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올 기획공연작으로 두류공원내 대구야외음악당 소극장 무대에 25일부터 27일(오후 8시)까지 올리는 한국 희극의 백미인 '맹진사댁 경사'(오영진 작, 이상원 연출)는 가족용 연극으로 손색이 없다.
녹음과 야경을 배경으로 펼쳐질 이번 무대는 특히 지역 최초의 '미니멀 연극(Minimalist Theatre)'으로 기획돼 관심을 끌고 있다. 극적효과들과 배우의 연기, 무대 등이 최대한 축소되면서 관객의 상상에 더 많은 부분을 두는 연출법이다. 지난 21일부터 실제공연장소에서 연습이 이뤄지면서 벌써부터 1천여명의 사람들이 몰려 연습이 끝나는 밤 11시까지 연습장면을 지켜보는가 하면 200여장의 표가 예매되는 등 진짜 경사가 생겼다. 053)606-6121.
▨뮤지컬
가족뮤지컬 극단 '레오'는 여름방학 특선 뮤지컬로 '장화신은 고양이 21'을 대백 프라자 11층 예술극장에서 지난 20일부터 막올려 9월 2일까지 공연한다.
'장화신은 고양이'는 프랑스의 시인이자 동화 작가인 샤를 페로 작. 동화속 이야기를 연극적으로 재구성하고 상상의 세계를 눈앞에서 바로 목격할 수 있도록 웅장함을 강조한 속도감있는 공연에다 환상적인 멜로디와 전문 코러스들의 신나는 춤 무대 등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053)476-3893.
▨영화
극장가에선 '슈렉'(자유극장 1관 등), '아틀란티스'(MBC 시네마M) 등의 3D 애니메이션 영화와 안토니오 반데라스 주연의 '스파이의 세대교체가 시작됐다'는 구호를 내건 '스파이키드'(시네 한일) 등이 어린이 관객을 흡인하고 있다.
▨도예교실
야외에서 가족끼리 물레에 둘러앉아 도자기를 빚으면 어떨까.
여름방학을 맞아 가족과 함께 도자기를 배울 수 있는 '도예 교실'이 여러곳 개설돼 있다.
먼저 도예가 권영길씨가 달성군 가창면 정대분교 대구미술광장(053-767-4336)에서 운영하는 도예교실이 있다. 토, 일요일 오후에 열리는 도예교실에는 매번 가족단위 참가자 10, 20명이 모여든다. 아이들과 함께 물레에서 흙장난(?)을 하다가, 광장앞 널직한 잔디밭에서 뛰어놀다 보면 여름 더위는 금방 잊는다.
참가비는 1만원이고 예약없이 참가할 수 있다. 미술광장은 가창댐에서 팔조령 방향으로 20분(8km)정도 달리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도예가 김종구씨가 운영하는 '그륵꿈는 집'(경남 창녕군 대지면 본초리·055-533-6502)도 빼놓을 수 없다. 여름방학을 맞아 8월 29일까지 매일 '가족도예교실'을 연다.
1일 프로그램으로 31일부터 8월 5일까지 짚풀공예(공예가 진도구)와 도자기 교실, 8월 14일부터 19일까지 천연염색(부산환경운동연합 여성회)과 도자기교실을, 2박3일 프로그램으로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연극(청소년전문극단 눈동자)과 도자기교실이 열린다. 참가비는 1일 프로그램은 2만원, 2박 3일 프로그램은 6만원이다. 성형한 도자기는 소성과정을 거쳐 참가자에게 택배로 보내준다.
창녕 인터체인지에서 우포늪 방향으로 3km정도 떨어져 있어 대구에서 40분 정도 걸린다.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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