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ARF 외무장관 회의

하노이 제8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남북한 대표간의 첫 실무접촉은 24일(이하 현지시간) 저녁ARF 외무장관 비공식 만찬장소인 하노이 대우호텔 연회장에서 열렸다.

○…남측 수석대표인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 장관과 북측 수석대표인 허 종(許 鍾) 외무성 순회대사는 만찬장소에서 바로 옆에 나란히 앉아 잠시 인사를 나눴고 그 옆에는 알파벳 순서 좌석배열에 따라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일본 외상이 자리를 함께 했다.

한 장관과 허 대사는 이때 서로의 안부 등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만찬에 배석했던 외교부 당국자가 전언.

이 당국자는 이어 "25일 ARF 외무장관 전체회의에서 한 장관과 허 대사 모두 연설을 할 예정이고, 2, 3차례의 휴식시간에 따로 만날 가능성이 있어 한반도 현안과 ARF 참석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 장관은 이날 전체회의 시간에 허 대사에게 지난해 6.15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가 급진전됐듯이 남북관계가 다시 정상화돼서 화해.협력정책의 분위기를 이어가자는 뜻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의 두 대표는 또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의 조기개최가 갖는 중요성과 지난 3월 이후 중단된 각종 남북 당국간 대화의 조기재개 필요성 등에 대해 간략히 의견을 교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대표는 또 같은날 오후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의장성명'에 제2차 정상회담 조기개최 촉구등 한반도 조항을 삽입하는 문제에 대해 서로의 의사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ARF 비공식 만찬에 각각 대표로 참석한 남측 외교부의 최영진 외교정책실장과 북측 외무성의 허 대사는 특히 지난 95년 9월부터 12월까지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경수로 공급협상시 각각 수석대표로 만났던 경험이 있다.

최 실장은 비공식 만찬이 시작되기에 앞서 북측 대표인 허 대사와 만나 약 3년만의 해후를 했다고 소개했다.

또 허 대사 뒤에 자리한 북측 대표단의 김창국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도 90년대 초.중반 뉴욕 유엔주재대표부 차석대사를 지내, 남북의 만남에 그다지 낯설지 않아하는 표정.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수석대표로 한 미국 대표단은 24일 오후 5시께 전세기편으로 하노이에 도착, 곧바로 만찬장소로 향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됐던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북측 허 대사 간의 북.미 접촉은 무산됐다.

하노이의 외교소식통들은 그러나 25일 이뤄질 북.미 실무접촉에서는 양자 대화재개와 관련한 얘기가 원칙적인 수준에서 오고갈 것으로 추정.

미국 대표단은 ARF 외무장관 회의 참석말고는 중국, 필리핀, 태국 등 3개국과 양자 외무장관 회담을 한 뒤 27일 오전 서울로 출발, 한 장관과 한.미 외무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하노이의 한 외교소식통은 귀띔.

○…한편 한 장관은 이에 앞서 오전에 중국의 탕자쉬앤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졌으며, 현안논의 외에 중국이 오는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것을 축하했으며 이어 뉴질랜드, 필리핀과도 양자회담을 했다.

한 장관은 오후에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 지난 5월에 공식발족한 동아시아연구그룹(EASG) 실무회의가 9월에 열리는 만큼 관련 당사국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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