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국붐'은 확실히 과거와 다르다. 한국영화 '쉬리'는 관객 140만 명을 동원하였고, '공동경비구역 JSA'는 200만 달러에 일본 전역 280개 극장에서 동시개봉되었으며 '친구'는 210만 달러에 수출되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초록물고기''텔미 썸딩' 등 한국영화 6편이 도쿄 시내에서 동시에 상영된 적도 있고, 과거 '노래하며 춤추며'의 가수 계은숙은 지금 A급 출연료를 받는 일본 최고의 가수로 대우받고 있다.
정부가 4차 일본 대중문화의 개방을 연기한다고 한다. 대상은 가요음반, TV 오락 프로그램, 성인용 비디오와 영화, 국제 영화제 미수상(未受賞) 애니메이션, 게임기용 비디오 등 6개 분야. 하지만 한국은 개방조치 오래 전부터 위성방송과 불법복제, 밀수입을 통해 일본 TV오락 프로그램이나 일본 가요음반을 수시로 접해 왔다. 결과 저급문화는 음성적으로 무차별 수입되는 데 고급문화는 상대적으로 막는 결과가 되기도 했다.
1998년 10월부터 일본 대중문화가 매년 세 차례에 걸쳐 개방되어 왔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대중적 인기를 모으는 데는 거의 실패했다. 화제의 영화 '팬시 댄스'나 '올빼미 성'의 관객점유율은 불과 2.2%(올해 한국영화 관객점유율은 40%이상)에 지나지 않았고,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 수상작인 '간장선생'마저도 2주만에 극장 간판을 내렸다. 또한 지난해 인기 듀오 록그룹 '차게 & 아스카' 공연에서 광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대부분의 관중은 일본에서건너온 5천여명의 극성팬이었을 뿐이다.
미국 영화 '진주만'은 일본군을 잔인한 침략자로 규정한 영화를 만든 후, 그들의 최대시장인 일본관객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하여 애틋한'로맨스'를 최대한 부각시키는 홍보 전략을 택했다. 그리고 '일본인 XX들' 이라는 욕을 섞은 표현 대신에 '일본인 녀석들' 정도로 강도를 낮추었고,일본인을 비하하는 '더러운'이라는 말은 아예 삭제했다.
일본은 1억이 넘는 문화소비자가 있고 한국의 10배 내지 20배 정도가 되는 큰 시장. 다행히 한국상품이 일본의 문화시장에 진출하기가 유리하도록한·일 두 나라의 어순(語順)이 같고 뿌리가 같다. 지금 한·일은 2002년 월드컵축구 공동개최로 어느 때 보다 협력관계가 필요한 시기. 나라의 경쟁력은경제와 문화다. 감정대응보다 실익이 우선되어야 하고 한국은 문화가 경쟁력이 있다. 일본문화의 시원지인 아스카를 세운 민족이 백제인이지 않은가.
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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