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슈$르포-경산 새한 프로젝트

25만여평의 신시가지 조성, 우수 명문고 설립.육성, 2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투자… 경산의 미래를 보랏빛으로 물들였던 '새한 프로젝트'가 착수 3년째를 맞았다. 그러나 그 중간에 시행 주체인 (주)새한이 워크아웃에 들어감으로써 이 사업이 어떻게 돼 가는지 시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어떻게 추진돼 왔나 = 이 프로젝트는 중산.옥산동 일대 (주)새한의 경산공장 부지 24만3천여평 전체에다 1조9천600억원을 들여 숙박.레저.유통.문화.주거 시설을 갖춘 첨단 신시가지를 조성한다는 것.

시청은 이 거대한 사업을 위해 1997년에 도시기본계획을 새로 만들었고, 새한 측은 1998년부터 일년 동안 개발계획 및 해외투자 유치 계획 등을 수립했다. 그 후 경북도 도시계획위 심의도 거치고 작년 1월 상세계획 결정, 환경영향 평가까지 마쳤다. 이에 따라 공업용지.자연녹지로 돼 있던 공장부지는 상업.준주거지역으로 변경됐다.

◇잇따른 악재 = 그러나 그 3, 4개월 뒤 (주)새한이 경영 악화에 빠지더니 작년 9월에는 드디어 워크아웃 결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추진되던 사업들이 사실상 전면 중단되고 만 것.

신시가지 조성은 물론이고 함께 추진되던 첨단 중고교 설립 계획조차 중단됐다. 중고교 각 12학급 크기인 이 학교는 계획대로라면 지난 3월 개교해야 했으나 건물 공사조차 1999년 착공된 후 공정 45% 상태에서 현재까지 중단돼 있다.

현재는 내년 3월로 개교 일정이 늦춰져 있다는 것이 새한측 설명이지만, 상당수 시민들은 그마저 못믿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개발 계획 중에서도 특히 명문 사립고 설립.육성 부분에 많은 기대를 했던 시민들이어서 실망도 더 큰 것.

◇시민들의 의심 = 워크아웃 결정 후 새한의 경영권은 사실상 10개 은행 채권단이 쥔 상태일 뿐 아니라, 나쁜 상황인데도 이 거대한 사업을 계속하겠냐…. 관심있는 경산 시민들은 거개가 이런 의심을 내보이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선 "새한이 땅값을 부풀려 공장 땅을 팔기 위한 수단으로 시가지 개발 프로젝트를 내세웠던 것 아니냐?" "시청이 새한에 끌려 다닌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갖고 있다.

또 "개발이 사실상 무산됐는데도 새한과 시청이 시행 기한을 늘려 잡으며 부정적인 여론 잠재우기에 급급해하고 있다"는 시각까지 제시되고 있다.

◇어떻게 될까? = 이런 의심들에 대해 시청 한정근 도시계획 담당은 "시가지 조성사업과 상세계획 결정 등 두가지를 조건으로 도시계획을 했기 때문에 대구의 어떤 사례와 달리 기업체가 땅만 팔고 잇속을 챙겨 갈 수는 없도록 돼 있다"고 했다. 모든 사업에는 새한이 동참해야만 실행 가능하고, 만약 빠지면 변경된 지목은 다시 원상태로 되돌아가게 된다는 것.

이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새한 본사 관계자는 "채권단에서도 어차피 해야 할 사업이라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자금이나 투자자를 찾고 있어 빠르면 내달 중엔 추진 방향이 확정돼 착공이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또 새한 중고교 신축 공사 역시 재개될 것이라는 얘기.

새한 경산공장 조용화 총무부장은 "해외투자 의향서 체결 등 사업 시행이 구체화됐던 단계에서 워크아웃설이 돌아 사업 자체가 지연됐다"고 안타까워 했다.

경산.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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