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이후 약사들이 임금이 높은 약국으로 대거 몰리면서 병원과 보건소에서 약사 부족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특히 대학병원 등에 근무하는 병원 약사들의 경우 2명 가운데 1명꼴로 병원을 떠났으며 남아 있는 약사들도 격무를 견디다 못해 퇴직을 고려하는 등 연쇄 퇴직바람이 불고 있어 약사부족에 따른 약화사고마저 우려되고 있다.
경북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영남대병원 등 지역 대부분 종합병원은 약사들이 잇따라 문전약국 등으로 이직하고 있으나 병원 근무를 지원하는 약사가 부족해 약사충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남대병원의 경우 22명의 약사가 근무하고 있지만 이달말과 다음달에 각 1명의 약사가 이직하겠다고 병원에 통보한 상태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올들어 9명의 약사를 새로 채용했으나 이직하는 약사가 훨씬 많아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 병원 박종민 약제부장은 "약국 약사에 비해 병원 약사의 임금이 50~70%수준에 불과하지만 근무 강도는 훨씬 높아 이직이 잇따르고 있다"며 "약사 1인이 하루 100건 이상을 조제하거나 500장 이상의 처방전을 처리하고 있어 복약지도 등 약사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계명대 동산병원도 의약분업 이후 20여명의 약사가 이직했으며 약사정원을 32명에서 26명으로 줄였으나 현재 18명의 약사만 근무하고 있다. 이 병원은 여러 차례 약사 모집 공고를 내도 지원하는 약사가 없어 충원을 포기했다. 경북대병원도 11명의 약사가 빠져나가 27명(정원 38명)만 근무하고 있다.
중소병원의 사정은 이 보다 더 열악해 야간에 약사 당직을 유지하는 병원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건소 약사들의 이직도 잇따르고 있다. 경북도내 25개 보건소 가운데 9개, 대구 8개 구군 보건소 가운데 4개 보건소에만 약사가 근무하는 등 약사 확보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 보건과 관계자는 "약사가 없는 보건소는 관내 약국 지도감독, 의약분업 관련 업무 등 약사 업무를 간호사 등 다른 직역이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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