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복더위 잊은 봉사 사랑의 땀방울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 쪼그라드는 서민가계에 푹푹찌는 한증막 더위까지. 하루나기가 힘겨운 요즘이다. 이런 가운데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하며 활력을 불어넣는 사람들이 있어 더없는 청량감을 주고 있다.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이들을 찾아본다.

편집자

"천진난만하게 웃는 이들을 돌보면 등줄기가 땀에 젖는 줄도 몰라요".

지난 일요일 지체장애인들의 보금자리인 대구시 북구의 한 재활원을 찾은 손형식(36.대구시 수성구 시지동)씨. 아이들은 오랜만에 묵은 때도 씻겨주고 재미있는 얘기며 맛있는 과일을 주는 손씨와 동료 봉사회원들이 반갑기만 했다. 지난달에는 좀처럼 햇볕 구경하기 힘든 아이들이 손씨와 함께 달성공원 나들이도 했다.

손씨는 지난 99년 직장인 봉사모임 '나눌래'를 직접 만들었다. '작은 사랑을 전달하고 큰 교훈을 얻는다'는데 뜻을 함께 한 이들이다. 손씨의 자원봉사는 지난 98년부터 매월 경북 김천의 한 양로원을 찾아 지붕수리, 도배, 빨래, 목욕 등을 시키며 휴일 하루동안 노인들을 위로하면서 시작됐다. 이듬해에는 버림받은 아이들이 모인 달성군 가창읍의 한 시설을 매월 한차례씩 찾아가 밥하고 빨래하고 밭도 매면서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IMF 이후 먹을거리조차 해결하지 못한 노인들이 공원 등지로 몰려나왔을 때는 봉사회원들과 함께 모은 돈으로 빵과 우유 수천개를 구입해 노인들에게 대접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사진촬영 기술을 익히느라 여념이 없다. 홀로 살거나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영정사진을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주말과 휴일 '자원봉사'에만 매달린 덕택에 혼기조차 놓쳐버린 손씨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면 세상이 더 아름다워지지 않겠습니까"라며 베푸는 삶에 많은 사람들의 동참을 바랐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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