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뭄이 100여일 이상 계속된 데다 7월 들어 30℃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됨으로써 여름송이 채취가 예년보다 보름 이상 늦어지고 있다. 관계자들은 "밤에는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고 간간이 국지성 폭우까지 내려 상황이 더 나쁘다"고 판단했다.◇송이가 안보여요=봉화 경우 7월 중순쯤이면 고산지대를 중심으로 여름송이가 나기 시작했으나 올해는 지금까지도 채취되지 않고 있다. 10년 이상 이 일을 해 왔다는 김진동(43.봉화읍 포저리)씨는 "가뭄으로 포자가 죽거나 늦게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했고, 김재일(40.춘양면 도심리)씨는 "기상 상황으로 봐 올해는 송이가 날지조차 불투명하다"고 했다.
작년 여름 30kg을 땄다는 신희태(58.의성 점곡면 동변리)씨도 "올해는 아직 여름송이를 구경도 못했다"고 했다. 같은 마을 정재우(42)씨는 "땅에 습기가 없는데다 포자가 올라 와도 바로 썩는다"고 했다.
전국 최대 송이 산지인 울진은 해양성 기후 탓에 내륙보다 송이 채취 시기가 보름 이상 늦어 군 산림조합 남동준 과장은 "지금부터의 기상 상황이 다음달 중순 이후 닥칠 올 여름송이 채취 시기의 풍흉을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왜 이럴까=이들 송이 채취자들과 경북도 산림환경연구소 박무창 소장 등에 따르면 몇차례 비가 내려 땅 속 온도가 19℃ 이하로 떨어지는 서늘한 날씨가 3∼5일 정도 지속돼야 송이씨(원기)가 형성되나 올해는 그렇지 못했다. 밤 기온이 18℃ 밑으로 내려가고 낮기온도 25℃ 이하여야 좋은 조건이 된다는 것.
박 소장은 "여름 송이는 발생 자체가 비정상적인 현상이어서, 비정상적인 날씨가 형성돼야 생장이 좋아진다"고 했다. 가을 같은 조건이 여름에 형성돼야 많이 난다는 뜻.
◇가을 송이는 괜찮을까?=9월 중순부터 한달여간 따는 가을송이의 성패는 앞으로의 날씨 변화에 좌우될 전망.
봉화군청 신승택(43) 산림담당은 "자실체(버섯)가 형성되는 8월 초 이후 적당하게 비가 오고 음지 정도가 75%쯤 돼야 하며, 19℃ 정도의 지온에 20여일간 100㎜ 이하의 비가 내리면서 바람이 적당하게 불어 통풍이 잘 돼야 가을송이가 많이 난다"고 했다. 20년 넘게 송이를 채취해 온 박동호(53.봉화 봉성면 우곡리)씨도 "지금부터가 문제"라고 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영주.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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