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칠곡군 공무원 김기준씨 소년소녀가장 돕기

지난 88년 공무원신분 때문에 그저 남들처럼 형식적으로 중학생 한명과 자매결연을 했던 김기준(53·칠곡군청 건설과·기능직7급)씨.

김씨는 "당초 한두번쯤 학생집을 찾아 용돈이나 몇푼주면 되겠지"정도의 가벼운 생각에 결연을 맺었지만 막상 중학생의 집을 찾고 어린형제들의 생활을 눈으로 목격하고부터는 생각이 확 변했다.

이때부터 김씨는 지역에 다른 소년소녀가장도 찾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이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는것.

23년째 공직이지만 빠듯한 공무원 봉급으로는 힘이 들었지만 부인 권순옥(49)씨도 짜증한번 내지않고 남편과 함께 나서 해마다 김장철이면 20~30가구 김장을 담가 이들에게 나눠주곤했다.

연말과 설 추석 어린이날 등이면 빠짐없이 속옷 양말 장갑 등을 챙겨 이들을 찾았고 몸이라도 아픈 학생들이 발생하면 밤에도 달려나가 병원에 데려가는 등 어린나이에 가장역할을 하는 소년소녀들에게 정성을 쏟았고 결식학생 3명도 2년째 돕고있다.

지난 99년에는 이같은 선행이 알려져 MBC 인기프로그램 이었던 '칭찬합시다'의 주인공으로 선정돼 방송까지 되는 바람에 전국에서 많은 격려의 편지도 받았다.

지난해는 한국전력과 문화방송이 공동주최한 '2000 좋은 한국인상'으로 뽑혀 500만원 상금도 받아 모두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해 사용했다.

김씨는 70세의 노부모를 모신데다 3명의 자녀까지 있어 가정형편도 넉넉지 않지만 이같은 선행으로 칠곡에서는 소년소녀가장의 아버지로 불리고있고 바쁜 공직생활 속에서도 영남불교대학 2학년 재학중이다.

김씨는"어린 아이들에게 보잘것없는 힘이 될뿐 큰도움은 줄수도 없는 형편으로 언제나 안타까운 마음"이라고했다.

칠곡·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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