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공장에 젊은이가 사라진다

우리나라 실업률은 3.3%(6월 현재)로 다른 나라에 비교하면 굉장히 좋은 편이다. 그러나 이 통계치는 우리나라식 기준으로, 현실과는 맞지 않는 허구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연세대학교가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최근의 대졸(大卒) 취업전망을 봐도 일자리는 7만 곳 뿐인데 구직자는 43만 명이나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실업문제가 심각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현장에서는 20대 근로자를 구경하기 힘드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경제를 위해서도, 국가발전을 위해서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대기업은 공장자동화나 아웃소싱 등의 이유로 신규모집을 않고 있으며 중소기업은 모집공고를 내도 20대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외국기업가들에 의해 소위 전투적 노조활동이라고 규정되고 노동쟁의가 무서워 신규모집을 않고 자동화나 아웃소싱으로 돌리고 있다니 노조활동의 방향도 재검토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어떻든 이렇게 대를 이을 젊은이가 없다는 것은 바로 기술 전수가 끊어지는 비극을 불러올 수도 있는 것이다. 정보화의 진척으로 낡은 기술은 필요 없는 시대라고는 하나 이는 전반적인 흐름을 말하는 것이지 모든 기술이 사장(死藏)되는 것은 아니다. 동시에 생산직의 고령화는 바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높여 기업의 대외경쟁력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온다. 좋은 예가 일본의 조선업의 경우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조선업 세계 1위 자리를 내놓을 때 생산직 평균연령이 45세였었다.

그리고 생산직의 고령화는 정보화 진행이나 기업환경 개선 등에서 아무래도 불리한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기업 생산시설이나 경영여건의 정보기술(IT)화는 아무래도 연령이 낮을수록 유리한 것도 사실이다. 이를 반영하듯 인터넷가입 등 기업과 관계없는 정보화수준은 세계적이나 기업현장에서의 IT화는 중위권에 맴돌고 있는 것이다. 이 역시 결과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으로 연결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한데도 20대 취업자들은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직업관도 문제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일인데 왜 외면하는가. 특근이나 잔업을 하려하면 두말없이 사표를 낸다니 걱정스런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선 사회에서 기술을 가진 현장근로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독일처럼 명예를 가지게 해야한다. 동시에 이러한 노동의 단절현상에 대해 심각히 대책을 논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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