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치가 갈수록 왜 이 모양인가. 해결해야할 정치현안이 수두룩한데도 아랑곳 없이 입에 담기조차 거북한 막말로 끝간데 없이 맞서기만 하는 여야의 모습은 참으로 실망스럽다.
국회 본연의 임무는 입법(立法)활동을 하는 한편으로 국정(國政)을 감시하는 것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7월초부터 보름동안 공전된 국회가 18일 단 하루 열려 13건의 법안을 가까스로 처리하고 20일부터 다시 장외로 뛰쳐나간 것은 국회의원의 직무유기라 보아 마땅할 것이다.
국회는 지금 우리 경제의 회생대책을 논의해야할 뿐더러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한 대응책도 심의해야할 입장이다. 또 올림픽 개최로 날개를 단 중국의 경제적 도전을 이겨낼 방안도 마련해야될 뿐아니라 지난번 헌법재판소의 현행 비례대표제에 대한 위헌 결정에 따라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게다가 주5일 근무제를 뒷받침할 법을 제정해야 되고 또 계류돼 있는 건강보험재정 건전화특별법안, 약사법 개정안, 의료법개정안 등과 추경예산안 등 산적한 법안들을 처리해야할 처지다.
그럼에도 여야가 최근들어 이들 현안들은 팽개친채 낯뜨거운 막말 논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참으로 한심한 작태다. 도대체 한나라당이 대통령 탄핵론을 제기한데 대해 여당측이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를 걸어 '대권욕, 정치보복의 화신'이라 맞받아 치며 "정당해산의 법적 검토" 운운한 것은 너무 지나치다. 더구나 이회창 총재의 생가(生家)복원을 두고 '반민족적 행위'라고 규탄했나 하면 "독립운동가의 자제인 김원웅 의원에게 친일파 후손인 이 총재가 경고성 발언을 했다는건 역사의 비극"이라고 강변한 것은 제1야당의 총재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
물론 한나라당의 처신도 바람직한 것은 못된다. 시종일관 밀고 나가지도 못할 대통령탄핵론을 불쑥 내밀어 정국을 혼미케한 것도 문제이거니와 "DJ의 경제정책 집행은 의사 대신 정육점 아저씨가 심장수술한 것 같다", "거짓말 정책" 등등 극한 표현을 서슴지 않은 것도 의회주의자의 발언이라기엔 지나치게 직설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우리는 물론 여야가 격의없이 자기 주장을 표현하는게 바람직하다는걸 모르는바 아니다. 그러나 여야의 공방은 국리민복을 전제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호혜양보정신의 바탕위에서 이뤄져야한다는데 이견이 있을수 없다. 상대방을 의식지 않고 감정적으로 내뱉는 언행이야말로 국정을 혼미케 하는 또한가지 원인인 것이다. 여야는 쓰잘데 없는 막말논쟁을 그만두고 국회에서 국정을 진지하게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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