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업점포기금 성공사례-(주)여행스케치 사장 김동영씨

대구시 중구 동인2가 (주)여행스케치 김동영(38)사장은 여행사 창업 1년여만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창업성공사례를 만들어냈다. 여행사를 이용하는 단골고객만 2천500여명. 이달말부터는 본격적인 영업이익도 발생하고 있다.

대한항공에 근무하다 지난 97년 퇴직했던 김 사장은 지난 해 초까지만해도 '백수'신세였다. 월급쟁이생활을 벗고 새로운 삶을 꿈꾸며 퇴직 직후 가진돈을 모두 긁어모아 차렸던 여행사가 외환위기를 맞아 1년여만에 도산, 2년 가까이 실업자생활을 이어갔던 김 사장. 빈털터리였던 김 사장은 한동안 많은 방황을 했다.

자본이 없어 또다른 창업을 꿈도 꾸지 못했던 김 사장. 하지만 우연히 신문을 통해 본 '창업점포지원기금'은 김 사장에게 새인생을 열어줬다.

"'근로복지공단이 창업을 원하는 사람에게 창업점포지원기금을 빌려준다'는 사실을 알게됐어요. 하지만 신문을 봤을 때는 '설마 나같은 사람에게 빌려줄까'라는 의심이 앞섰어요".

그러나 김 사장의 예상은 빗나갔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공단에 전화문의를 해봤더니 사업계획서를 들고 당장 오라는 대답이 들려왔다.

"사업계획서를 제출, 7천500만원을 지원받아 사무실을 냈어요. 관광관련 실업자들에게 창업을 지원하는 기금이죠. 솔직히 말하면 기금지원받으려면 다른 어떤 로비를 해야되지 않을까 고민도 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안믿을지 모르지만 기금을 지원받기 위해 공단담당자에게 밥한끼 대접한 적이 없어요. 제가 지나친 선입관을 가졌는지, 기금지원이 빨리 이뤄지더군요".

지난해 3월 지원기금 7천500만원에다 주변에서 5천만원을 빌려 여행사를 차렸지만 속된말로 '맨땅에 헤딩'이었다. 3년안에 지원금 7천500만원을 상환해야하는데 알려지지도 않은 신생 여행사에 손님이 몰려올리가 없었다.

"멀리 보고 단골확보전략을 세웠습니다. 여행상품 가격은 조금 올리더라도 여행과정에서 고객의 불만을 최소화시킨다는 것이죠. 한번 저희 여행사를 이용해본 사람은 만족하는 경향이 높았어요. 그 분들이 주위에 저희 여행사를 소개하면서 몇 달만에 고객이 눈에 띄게 불더군요".

4명이었던 직원도 1년만에 2명을 더 뽑았다. 수요를 미리 예측, 비행기좌석을 최대한 확보해 올 여름에도 많은 배낭여행객들이 몰려들었다. 게다가 최근엔 정부부처가 발주하는 공무원 해외연수 프로그램 주관 여행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남보다 앞선 사업전략을 갖고 있지만 자본이 없어 창업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창업지원기금이 더 늘어나야합니다. 또 저도 그랬지만 이런 제도를 모르는 창업희망자들도 많아요. 적절한 홍보를 통해 제도를 알리는 노력도 필요하겠죠".

김 사장은 우리나라 여행객들을 해외에 보내는 방식의 여행사 영업보다는 앞으로 해외여행객들을 우리나라로 데려오는 영업전략을 구상중이다. 대구·경북의 여행상품을 발굴, 외국에 소개하겠다는 것.

"창업지원기금에 대한 효율적 운용도 필요합니다. 이자를 제 때 상환하는 등 영업실적이 좋은 회사에 대해서는 이자경감·원금상환연장 등 일종의 혜택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기금운용방법이 창업자들의 경업의욕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지면 더 좋은 결실을 맺으리라 봅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