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의 기사가 이번주 내내 내 머리속을 어지럽히고 있다. 학교 교정에서 덜익은 생옥수수를 먹다 죽은 채 발견된 소년의 사망소식이었다. 이 어린 목숨은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영양실조 상태로 버려졌으며,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이 또래인 10대 소년 소녀에 의한 집단폭행때문이었다.
사실 요즘 10대들의 학원폭력으로 인한 갖가지 사고와 견디다 못한 피해자들의 자살까지 여러 보도를 접하지만 더 무서운건 갈수록 그런 사건사고에 무감각해지는 우리 자신과 사회의 모습이다. 과연 무엇이 우리 아이들을 이토록 거칠게 만들어 가고 있는지, 또 무엇이 이렇게 우리 이웃에 대해 무관심하고 냉담하게 만들었는지 이제는 짚고 넘어가야할 때가 아닌가?
나는 그 원인을 싸구려 자본주의 문화에서 찾고 싶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인생의 최대목표는 '나 혼자만이 잘먹고 잘사는' 것이다. 이 지상과제를 이루기 위해 우리는 매일 눈뜨자마자부터 바쁘게 달리고 있으며 심지어 나보다 우위에 있는 경쟁자를 끌어내리고 밟고 올라서려 한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그 가치를 실현하도록 강요한다. 매일매일 '공부해라, 1등해라, 좋은 대학가라, 좋은 직장 얻어 돈많이 벌어라…' 우리 부모님들이 가르치는 것은 이것뿐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1등을 하면, 100점을 받으면 착한 아들과 딸이 되는 것이다.
강간과 폭력을 소재로한 컴퓨터 게임, 거기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우리 아이들…. 어른들은 그저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많은 돈을 벌면 그뿐인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정상적이고 보통인 것은 대접받지 못하는 사회가 되었다. 항상 튀어야 주목받고 소위 엽기적이어야 뜨는 세상이다. '조폭'을 소재로 하고 미화한 영화도 엄청난 인기다. 이제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 이웃과 나누고, 소박하고 평범한 삶이 얼마나 정의로운 것인가 아이들과 얘기를 나눠야 할 때이다.
착한 사람은 아무리 큰 어려움이 닥쳐도 결국 극복하고 행복하게 잘 산다는 '권선징악' '해피엔딩' 동화가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씨네스카이극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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