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언론들이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자국 방문을 놓고 저마다 나름의 소식통과 소문까지 동원한 기사들을 내놓고 있지만 모두 제각각이어서 무성한 추측만 낳고 있다.
먼저 김 위원장이 9천300km에 이르는 먼거리를 왜 기차를 이용하는 '고난의 길'을 택했느냐가 관심사안으로 꼽힌다.
러시아 언론들은 역시 소문에 근거, 김 위원장이 비행기를 두려워해서라는 분석과 아버지인 고(故)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선례를 따르기 위한 낭만적인 결단이라는 분석 등을 내놓고 있다. 브레먀 MN지(紙)는 이에 더해 "김 위원장이 이번 긴 여정을 통해 국제정치분야에서 자신이 좌지우지하는 부분이 아직 무엇인가 있다는 점을 과시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키려는 화려한 선전술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특별 열차에 대해서도 보도가 엇갈린다. 특별열차가 초록색 몸체에 짙게 코팅된 유리창을 부착하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객차 수도 적게는 14량에서 많게는 21량으로 다양하며, 위원장의 수행원 역시 140∼150명으로 다르다.
이즈베스티야는 27일 김 위원장의 열차가 21량으로 구성돼 있다고 전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김 위원장을 모스크바까지 수행하고 있는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극동연방지구 전권대리인 일행이 맨앞 차량에, 그리고 김 위원장은 일본산(産)인 7번째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이어 김 위원장의 열차가 통과한 우수리스크역(驛)은 연방보안국(FSB)과경찰 등의 삼엄한 경비 탓에 다른 승객들이 김 위원장의 열차가 지나갈 때까지 보호선 밖에서 대기해야 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의 첫날 방문 행적도 각각 달리 보도되고 있다. 이즈베스티야의 경우, 김 위원장이 하산역에 도착한 뒤 과거 김 주석의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988년 건축된 '북-러 우호의 집' 일명, '김일성 수령의 집'에 들렀다는 소문과는 달리 이곳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코메르산트 데일리는 이날 그가 하산역에 도착해 풀리코프스키 대리인과 연해주 부지사의 영접을 받고 현지인으로부터 외빈이 도착하면 모든 액운을 없애준다는 의미를 지닌 소금 바른 빵과 장미 화환을 받은 뒤 이곳을 방문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 신문은 김 위원장의 방문은 적어도 연해주 당국조차 사전에 모르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하면서, 실제로 풀리코프스키 대리인이 김 위원장의 방문 전날인 25일 저녁에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 무력부처 실무자들 및 철도실무자들과 긴급회의를 개최했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의 여정도 안개 속이긴 마찬가지.
정부의 지원으로 개설된 프레스센터 닷루(Presscenter.ru)는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가 하산을 떠나 한번도 정차하지 않고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달려 이틀 뒤인 28일 시베리아의 옴스크에 도착할 것이라고 전했지만, 이즈베스티야지(紙)는 김위원장 일행이 오는 31일 옴스크에 도착, 이곳에서 이틀을 머물면서 탱크 제작사인 '트란스마쉬'사(社)와 러시아 최대의 '옴스크 베이컨' 공장을 둘러보며 군 합창단의 공연도 관람하게 된다고 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항공기 제작사인 현지의 '폴룟'사(社)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언론들은 김위원장이 다음달 4, 5일께 모스크바에 도착,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하고 있다. 일부 외신은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가 다음달 3일 모스크바에 도착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언론들은 또 김 위원장의 방문 기간이 10일이라고 전하고 있지만 모스크바 도착예정일 및 정상회담 날로 예정된 다음달 5일이면 그의 러시아 방문 꼭 10일째가 된다. 돌아갈 때는 비행기로 간다는 추측도 가능하지만 이즈베스티야지(紙)는 그가 귀국길에 하산의 '김일성 수령의 집'에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하는 등 오리무중이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적어도 현재까지 언론과는 완전 차단돼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 최고위 당국이 김 위원장과의 약속을 잘 지키고 있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러시아가 김 위원장 방문의 구체적인 일정은 전적으로 그의 재량에맡기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모스크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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