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뮤지컬 '스타' 공연준비 김징욱

제대한 지 5개월 됐다는 청년 김징욱(27)씨를 만난 곳은 대구시 동구 신천동의 대신교회. 30일 안동대학교에서 공연될 뮤지컬 '스타'의 연습장이다. 지난 7일 안동 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가졌던 뮤지컬 '스타'의 앵콜 공연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무엇이 그렇게 바쁠까, 청년 김징욱은 듣던대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그는 자로 잰 듯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사람 같았다. 인터뷰 내내 전화가 걸려왔고 10분 단위까지 잘라가며 약속을 정했다.

그러나 김씨는 가쁜 숨을 몰아쉬는 사람답지 않게 정교하고 차분한 말씨를 가졌다. 그의 바지 양쪽 호주머니는 여러 장의 명함과 30개가 넘는 열쇠 꾸러미로 늘 두툼했고 등에 멘 큼직한 색(sac)은 갖가지 서류와 수첩, 음악 시디, 뮤지컬 대본으로 축 늘어져 있었다.

김씨는 이 교회 '죠이 뮤지컬 선교단' 총무 겸 사실상의 총책임자. 고등학생 시절 한 극단의 뮤지컬 공연을 본 후 뮤지컬에 매료됐다. 그가 몇몇 선후배들과 뮤지컬 극단을 창립한 것은 지난 93년. 94년 첫 공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공연작은 모두 일곱 작품, 30여 차례 청소년을 위한 공연을 가졌다.

그의 뮤지컬은 경쾌하고 재미있다. 지루하고 고리타분하기 십상인 여느 종교단체 행사와는 사뭇 다르다. 성경에 얽매이지 않고 청소년들이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했을 문제를 유쾌하고 의미있게 그려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단 재미있어야죠. 그래야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재미만 추구하면 안됩니다. 공연의 목적이 청소년들이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보도록 하는 것이니까요".

진정한 우정, 천국의 일상, 무분별한 스타의식으로 인한 상처와 극복 등 작품 주제도 다양하다. 게다가 배우들의 수준과 무대장치는 '우리끼리니까' 하는 식의 어설픈 내부 행사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가로 13m, 높이 7m의 배경 그림에서 실제 가로수 크기의 그림 가로수, 전기장치, 조명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다. 김씨가 늘 숨을 거칠게 몰아 쉬며 뛰어다녀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는 나이 어린 단원 관리에서부터 대본, 음향, 조명, 전기시설까지 살피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다.

그런 덕분일까. 그의 뮤지컬엔 기독교인 이외의 관람객도 많다. 관객층도 다양하다. 아이에서 어른까지 모두들 나름대로의 잣대로 감동의 보따리를 챙긴다.

고등학생 시절 시작한 그의 뮤지컬 쓰기는 군대 시절에도 끊이지 않았다. 고된 훈련을 끝낸 날에도 밤늦도록 작품 구상을 했을 정도다. 전화와 편지로 대구에 사는 스태프들과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았다. 휴가 때는 일일이 연습 상황을 점검했다.

김씨는 군입대 전 이미 대학을 졸업했지만 아직 취직할 생각이 없다.

"다른 일을 가지면 뮤지컬을 계속 할 수 없잖아요. 그렇다고 놀 수는 없는데 다행히 뮤지컬 관련 일거리가 많이 생깁니다. 뮤지컬 관련 사업을 하며 이 일을 계속할 작정입니다".

조두진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