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개혁파 골머리

한나라당에서 당론과 배치되는 개혁파 의원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신당창당설도 꾸준히 제기된다.

당 지도부는 언론사 세무조사와 황장엽씨 방미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당론과 반대 입장을 밝힌 이부영.김원웅.안영근.서상섭 의원 등 개혁파 처리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내치자니 머리수 싸움에서 불리해지고 끌어안고 가자니 사사건건 방해가 되는 형국이다.

당 지도부는 일부 의원들의 당기위 회부를 검토했으나 이들의 집단 반발을 의식해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은 "당의 색깔론과 지역주의 등 보수 편향 탓에 당내 개혁파 정치인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맞서며 신당 창당설을 계속 흘리고 있다.

이부영 부총재는 최근 "이 총재가 언론 세무조사와 김정일 답방을 무리하게 연계시키고 있다"며 "당이 색깔론과 지역주의로 평상심을 잃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원웅 의원의 경우 지난 25일로 예정됐던 대전시국강연회를 "언론사주를 보호한다"며 거부, 당 지도부로부터 "당론과 배치되는 행동을 하면 당차원의 결단을 내리겠다"는 경고를 받은 바 있다. 특히 김 의원은 지난 27일 한 라디오 프로에서 "당의 보수성 때문에 개혁성향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신당 창당설이 거론되고 있다"고 밝혀 당 지도부를 격앙시켰다.

또 안영근 의원은 지난주 자신의 홈페이지에 "황장엽씨는 공주병 환자로 남한에서 혹세무민하지 말고 북으로 돌아가라"며 여권 입장을 두둔하는 태도를 보였다. 서상섭 의원도 언론 세무조사와 관련, "정권에 대한 비판은 정정당당해야지 색깔론이나 지역주의를 동원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을 두고 당내에서는 "당 정체성을 흔들고 신당 창당설의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리 후환을 없애야 한다"고 강경론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을 배척할 경우 여야 의석 균형이 깨진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박진홍기자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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