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길 위로 어린이집이 있고강아지들이 호젓이 놀고 있는
그 집 마당에
맨드라미가 빨갛다
삼마치 고개를 넘어온
구름이
높이 떠 있는 마을
도시로 가는 길은
뻗어 있으나
차들이 사납게 달렸다
언덕 위 여자고등학교에도
멀리 김치 공장 위에도
노을이 빨갛다
이파리 없이 핀
붉은 우단 같은 맨드라미 꽃 속에
까만 씨앗들이 숨어져 있다
우단 같은 노을.....
無緣의 들판을 걸어가는
두 사람의 발자국이 있다
-김명수'우단 노을'
점묘가 완벽한 시이다. 7, 8월이면 맨드라미가 만발하는 계절이다. 한낮의 불볕 더위가 사그라드는 저녁 무렵이면 서녘 하늘이 노을로 붉게 물든다. 그 노을을 배경으로해서 소꼴 뜯기로 갔던 마을 뒷산을 내려 오면서 성장했다. 아, 그 때의 세상 풍경은 얼마나 아름답고 평화로웠던가. 이 시에도 그런 아름다운 물상과 평화로운 풍경이 느껴진다. 특히 무연(無緣)의 들판을 걸어가면서 인연을 만들어 가는 인간살이도 그 얼마나 애련한가. 김용락〈시인〉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