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 양국은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미대화의 재개 방안을 논의했지만 뚜렷한'묘안'을 찾지 못했다.
미국이 파월 장관의 이번 방한을 통해 우리측에 전달한 메시지는 '전제조건 없는 북미대화 재개를 제의한 만큼 서둘지 않고 북한측의 대답을 기다리겠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측은 아직까지 언제 협상 테이블에 나설지 명확한 태도를 밝히지 않고 있어 대화재개 시기를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김대중 대통령까지 나서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권유한다"고 북미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채근'했지만 미국은 "인내심을 갖고 북한의 반응을 기다릴 것"이라는 기존입장을 고수했다.
사실 부시 행정부 출범 후 북미대화 중단으로 남북관계마저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적극적으로 나서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모색하기를 갈망해 왔다.
미국이 지난달 6일 북미대화 재개를 선언한 뒤 "이제 공은 북한에 넘어갔다"면서 북측의 응답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음에도, 이번에 다시 우리 정부가 미국측의 적극적 노력을 촉구한 것은 이 때문이다.
반면 미국측은 북미대화 조속재개를 위한 추가적 조치에 대한 언급없이 "북한이 원하는 시간, 장소에서, 아무런 조건없이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원칙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대화재개 여부에 대해 2개월이 다 되도록 응답이 없는 북한측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유인책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특히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북협상 태도를 북한에 끌려다닌다고 강력 비판한 공화당 입장에서는, 대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북한측에 당근을 내놓지는 않겠다는 입장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미대화를 둘러싼 워싱턴과 평양간의 '힘겨루기' 양상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양국은 파월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일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이 끝나는 내달 중순 이전까지 대화재개는 어려울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북한의 특성상 최고 지도자가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주요한 결정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분석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기반을 공고히 한 후에나 북미대화에 응할것이라는 점에서, 오는 9월로 예견되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이후에나 북미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와 관련, "북한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장쩌민 중국주석의 북한 방문을 통해 대외적 위상을 과시한 뒤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같은 추측대로라면 북미대화는 빨라야 9월, 늦으면 10월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그러나 "북한의 의도를 정확히 추측하기는 힘들다"면서 "내달 중순 김 위원장의 방러가 끝난 뒤 북미대화가 전격 재개될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고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원희룡 "대통령 집무실 이전, 내가 최초로 제안"…민주당 주장 반박
한동훈 "尹 대통령 사과, 중요한 것은 속도감 있는 실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