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영호 한국마사회 회장 인터뷰

한국마사회 윤영호 회장은 '기적의 사나이'로 불린다. 군 시절 부하들과 전역 후 몸담았던 남해화학 직원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경리장교 출신으로는 유일무이하게 '투스타'로 제대했다는 점(경리단장은 준장), 적자투성이 남해화학을 단 1년만에 흑자가 1천억원이 넘는 회사로 만들었던 이력 때문이다.

공기업 경영에 대한 윤 회장의 수완은 남다르다. 남해화학은 지난 98년 윤 회장이 부임했을 때만 해도 파산직전이었다. 하지만 재임 1년만에 동남아 등 해외 시장 개척에 직접 나서 1천14억원의 흑자를 내는 기업이 됐다.

그러나 기적은 경리단장과 남해화학 사장 두 번에 그쳤다. 16대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고향인 영양, 청송, 영덕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그래서 그는 세번째 기적을 이제 한국마사회에서 이루려고 한다. 외부로부터 방만경영이라는 곱지않은 시선을 받아온 마사회에 새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작년 11월 부임한 윤 회장은 한 달 가량의 업무 파악 후 바로 조직안정화에 들어갔다. '불도저' 같은 추진력과 겸손을 바탕으로 노사관계의 불안과 마찰을 잠재워 요사이는 '마부'로 불리는 관리사들까지 윤 회장을 만날 때면 스스럼없이 손을 내민다. -군출신으로는 성공적으로 공기업 경영을 하고 있는데.

▲별다른 경영철학은 없습니다.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군림하지 않고 겸손하게 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사람을 중시하면 기업은 반드시 번성하게 돼 있습니다.

-작년에 감사원의 지적을 받는 등 마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습니다.

▲그래서 조직과 인사관리의 혁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 아웃소싱도 하고 있습니다. 대고객 서비스 차원에서는 실명제 서비스를 강화했습니다. 직원들이 떳떳이 고객을 모실 수 있도록 복장을 통일하고 명찰을 달게 했습니다. 경마를 국가와 사회에 도움을 주는 산업으로, 마사회를 보는 눈이 달라질 겁니다.

-경마에 대해서도 부정적 인식은 여전한데요.

▲사람은 누구나 사행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완전히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경마를 통해 사행심리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였다는게 중요합니다. 경마문화도 점점 달라지고 있습니다.

-대구 금호호텔을 TV 경마장으로 지정한데 대해서는 말들이 많습니다.

▲금호호텔이 법정관리 기업이라는 점 때문인데요. 당시 8개 신청 건물 중 최종적으로 대덕빌딩과 금호호텔이 올라왔지만 위치나 매장활용도 면에서 금호호텔이 낙점된 겁니다. 부회장을 직접 대구로 내려보내 확인절차도 거쳤습니다. 하지만 호텔측에서 법정관리를 풀지못할 경우 원점으로 돌아갈 겁니다.

-대구에 TV 경마장을 선정한데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제가 마사회장으로 있는 동안 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도 사실입니다. TV 경마장이 생기면 마권세로 지방재정에도 기여하고 고용 증대효과도 있는 것 아닙니까. 또 비경마일에는 관련시설을 체육 문화활동 장소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방재정에는 어느정도 보탬이 됩니까.

▲마권세가 연간 70억, 금년부터 지방교육세가 마권세의 60%가 되기 때문에 이것까지 합치면 연간 약 120억원 정도 될 겁니다.

-경주경마장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대체지는 물색하고 있습니까.

▲경주 경마장은 정부의 대국민약속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당·정협의 등 절차가 좀 남았습니다. 교통접근이 용이해야 되고 대구를 반드시 끼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경북 일원에 반드시 설치될 겁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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